ART COLUMN · PREVIEW
Bending Light II
Light and Space movement
Group Exhibition
PACE Gallery Seoul
Installation view of Bending Light II, Pace Gallery, Seoul, 2022, Photography by studio_kdkkdk © Courtesy Pace Gallery
비록 액션 페인팅이나 팝 아트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빛과 공간 예술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은 1960년대에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예술운동이다. 자연 현상과 그 인식에 초점을 맞추면서, 빛과 색은 이 운동의 예술가들에게 초점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 예술 운동의 특징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항공우주산업에서 크게 영감을 받은 소재이다. 유리, 수지, 아크릴, 네온을 사용하여 파시안, 터렐 등 작가들은 색과 빛을 조작할 수 있었다. 그것을 구부리고, 반사하고, 흡수시키면서, “초월적인 가벼움”과 “경계가 없는 발광”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더욱 흥미로운 것은 빛과 공간 예술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의 작품들 안에 있는 역설이다. 그 작품들은 구형의 그리고 천상의 특질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하학적 추상화와 기술의 아름다움도 포함하고 있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역설적인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James Turrell, Circular Glass, Photo by Flying Studio © James Turrell, Courtesy the artist and Kayne Griffin
이미 어린 시절부터, 제임스 터렐은 항공학과 항공 분야에 매우 익숙했다. 조종사로서의 자신의 경험, 비행 중 빛과 색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은 그는 자신의 예술에서 비물질화를 추구하여 명상을 닮은 ‘초월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 방법으로 그는 능숙하게 “표면 아래, 원형 유리”라고 부르는 변하는 빛을 발하는 동그라미를 흰 벽 위에 만들었다. 작품 앞에 서 있는 관객은 빠르게 공간과 시간의 감각을 잃어가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과 색의 영역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터렐의 <Circular Glass>작품은 벽면에 LED 조명으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이다. ‘컬러필드(Colour Field) 작가들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는 오묘한 색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관객의 인식의 영역에 스며들어 “말없이 생각”하게 만든다.
“내 작품은 비록 내가 보는 것을 통해 만들어졌지만 관객이 보는 것에 대한 것이다.“
– James Turrell –
Robert Irwin, Sunshine Noir, 2011, Photography by Philipp Scholz Pittermann © Robert Irwi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ARS will provide)
무한한 상상력과 관습적이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는 로버트 어윈(Rover Irwin)의 조각은 전시공간의 상황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다양하고 특이한 소재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어윈은 “보는 것은 자신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망각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작품에 있어 관객의 경험에 중점에 두고 있다. 는 형광등을 수직으로 배치한 작가 특유의 시각 언어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형광등 튜브에 색 필터의 역할을 하는 젤을 입혀 튜브에서 나오는 빛의 강도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검정과 흰색의 얇은 띠로 된 테이프는 색 차이, 깊이, 빛의 반사의 균열을 만들면서 색, 질감, 빛과 그림자가 형성된다. 그는 작품에서 이런 공간, 그림, 의미의 제약을 넘어 관객의 시각적 경험을 변화시킨다.
“빛은 물 밑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특성을 구현하는 요하네스 베르메르(Johannes Vermeer)의 회화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부드럽게 처리된 테두리에 매료된 피터 알렉산더(Peter Alexander)는 그의 작품에서 손에 잡히지 않는 일시적인 감각의 덧없음을 작품에 담으려고 했다. 알렉산더는 그의 서핑보드를 수리하던 중 반투명한 레진이 굳으면서 만들어내는 물성의 효과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면서 그의 작업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레진의 일종인 우레탄을 주조해만든 는 빛을 내보내기 보다는 굴절시킨다. 세로줄의 띠는 액체형의 색은 마치 그것의 일시적인 상태를 지속하려는 것처럼 서서히 굳어진 것처럼 보인다. 다양한 색상의 균일하지 않은 띠는 각 테두리가 분산되면서 마치 빛이 공간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를 만든다.
Larry Bell, Untitled, 1967, Photography by Christopher Burke Studio © Larry Bell, Courtesy the artist and Pace gallery
또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빛과 색을 똑같이 포용하는 것은 래리 벨(Larry Bell)의 무제 작품이다. 작품은 반투명 받침대 위에 푸른 유리로 만들어졌고 그것의 가장자리에 은색 금속으로 묶인 입방체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 공중에 떠 있는 이 파란 입방체는 외부에서 오는 빛을 반사하고 방향을 바꾼다. 벨은 액자용품 가게에서 일할 때 처음으로 빛과 유리에 대한 자신의 높은 관심을 발견했고, 그의 축적된 기술로 그 움직임 안에서 자신만의 작업 방법을 성공적으로 찾아 부유하는 파란 큐브와 같은 매혹적인 빛의 장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문적인 엔지니어이기도 한 프레드 에버슬리(Fred Eversley)는 자연스럽게 과학을 자신의 작업에 접목했다. 에버슬리는 레진이 지각적 경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매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레진을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그의 포물선 렌즈 작품은 레진을 사용한 실험의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에버슬리는 자연에서 에너지를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유일한 형태로 포물선에 관심을 가졌다. 그의 작업은 다양한 점도를 가진 폴리에스테르 수지 염료를 모터가 부착된 원형 몰드에 붓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터 속도, 레진에 추가된 촉매재의 양, 혼합 정도에 따라 작품의 색, 채도, 불투명도 및 광채는 달라진다.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은 광을 낸 오목렌즈의 형태로 관객과 그 주변 환경을 비춰 작품 안으로 품으며 예술과 삶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Fred Eversley, Untitled (parabolic lens),1974/2020, Photography by Jeff McLane © Courtesy of David Kordansky Gallery
독특하고 신선한 접근방법을 가진, 어윈, 알렉산더, 파쉬안 역시 전시 공간 안에 그들만의 위대한 랜드마크를 만들어 빛과 공간 예술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에 많은 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여섯명의 선구자들의 작품은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오히려 빛, 색, 공간, 시간의 지각적 여정으로 이끌고 있다. 작가 개인의 예술성을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빛과 공간 예술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의 공통적인 아이디어과 감각을 전달하는 이 매혹적인 전시로, 페이스 갤러리는 국제적인 갤러리로서의 그들의 명성을 보여주고 있다.
©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