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FAIR
2023 화랑미술제
Galleries Art Fair 2023
식지 않은 국내 미술시장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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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IN 특별전'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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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PIO Editorial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인 ‘2023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3)’는 1979년부터 올해 41회째 개최하며, 회원사로 등록된 국내 갤러리들와 함께 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화랑협회 회원사에 등록된 국내 156개의 최다 갤러리의 참여로 1만여 점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선보였다. 더불어 1.5배 커진 역대급 규모를 선보이는 만큼, 올해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지난 2022 화랑미술제는 40주년을 맞이하여 SETEC에서 개최되어 5만 3천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177억이라는 역대 최대 판매고를 올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어 5월 ‘아트부산 2022’ 9월 ‘키아프 서울(KIAF SEOUL)’,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의 영향력에 힘입어 미술시장의 매출 구조인 화랑, 아트페어, 경매 중 항상 후순위였던 아트페어는 뜨거운 관심과 함께 경매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2022년의 아트페어의 매출은 무려 3,020억 원을 기록하며, 2021년의 매출인 1,889억 원 대비 59.8%의 놀라운 성장률을 보였다.
2023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3)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사)한국화랑협회
이처럼 40년의 화랑미술제 역사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2022년에 이어 2023년의 기대감 또한 만만치 않았다. 2023년의 화랑미술제는 보다 넓어진 공간인 코엑스의 2개의 홀에서 여유로운 관람 환경을 제공했다. 화랑미술제에서는 다른 대형 아트페어와 달리, 참여하는 모든 갤러리에 동일한 부스가 주어지기 때문에 갤러리마다 전략적으로 제시하는 작가와 작품에 집중하는 묘미가 있었다.
특히 2022년 화랑미술제에서 선보인 4,000여 점 대비, 무려 2.5배의 물량인 1만여 점의 작품은 회화·판화·조각·설치·미디어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최대 규모’답게 900여 명의 작가들의 작품으로 가득 매웠다. 작년보다 넓어진 공간에서 역대 최대 방문객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작년에는 첫날부터 오픈런으로 현장이 붐볐다면, 올해는 작년보다 넓어진 공간 속 차분한 분위기였으나 5일간 방문객들의 꾸준한 행렬을 이루며 여전히 활발한 페어의 현장을 느껴볼 수 있었다. 올해 5일간의 페어 방문객은 5만 8천여 명으로 집계되어 작년 대비 약 5,000여 명이 상승한 방문객 수치를 기록해 역대 최고의 방문 기록을 달성했다. 이로써 식지 않은 미술시장의 열기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2023 화랑미술제(Galleries Art Fair 2023)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사)한국화랑협회
이번 2023 화랑미술제에서는 그간 단색화에 치중되었던 분위기와 달리, 팝아트의 작품들과 다양한 신진작가의 작품들이 매각되며 미술품 수요층의 컬렉팅 범위가 보다 넓어졌음을 느껴볼 수 있었다.
한국화랑협회의 폐막 보도자료에 따르면, 개막일부터 박서보, 정창섭, 이우환, 하종현 등 대가의 작품을 비롯하여, 맥화랑의 감성빈과 김현수, 키다리갤러리의 신대준, 아트스페이스에이치의 비비조, 학고재의 이우성과 박광수, 더컬럼스갤러리 이현정은 솔드아웃되었으며, 아라리오 갤러리의 노상호, 가나아트의 김선우, 갤러리가이아의 김명진, 기체의 젤다킨, 예성화랑의 은가비, 토포하우스의 이기진, 갤러리초이의 이이정은, 써포먼트 갤러리 최문석 작가 등 젊은 작가의 작품들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한다.
2023 화랑미술제 <써포먼트 갤러리> 전시 부스 전경, 최문석, ‘Whale-Wave’ 설치 작품, Video Footage : ARTiPIO
노화랑은 최근 신개념 아트 버라이어트 쇼 ‘노머니 노아트’에서 이슈가 된 이사라 작가를, PKM 갤러리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정영도를 소개하였다. 또한 동산방화랑(박희섭), 예원화랑(문호), 예화랑(박현주), 우손갤러리 (이명미), 어반아트(차규선), 나인갤러리(우병출), 갤러리 미루나무(최성환)는 신진 작가들을 전적으로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올해 갤러리의 출품작 추세를 살펴보면, 기존 컬렉터들을 위한 고가의 작품을 뛰어넘어, 새로운 신규 컬렉터들을 공략하고자 높지 않은 가격대의 판화 작품 또는 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인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참여 갤러리들이 작품 컬렉팅의 장벽을 한층 낮춰, 보다 판매에 적극성을 띈 공략이었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이로 인해 폐막 후 한국화랑협회 집계에 따르면, 처음으로 작품을 컬렉션한 고객들이 전년 보다 많았던 것으로 참여 갤러리들은 응답했다고 한다.
2023 화랑미술제 <PKM 갤러리> 전시 부스 내, 작가 ‘정영도’ 작품 전시 전경, Photo : ARTiPIO
2023 화랑미술제 특별전 <ZOOM-IN> 전경, 사진제공 : (사)한국화랑협회
이번 ‘2023 화랑미술제’는 4번째 에디션을 맞이하는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인 ‘ZOOM-IN’특별전, 예비 컬렉터 및 미술애호가를 위한 풍성한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TALK LOUNGE’를 통해 보다 젊은 변화를 시도하고자 했다.
특히 ‘ZOOM-IN’특별전에서는 약 470여 명의 신진작가들이 공모를 신청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10명(강민기, 강원제, 김보민, 김재욱, 백윤아, 손모아, 심봉민, 이해반, 젠박, 조윤국)의 작가가 선발되었다. 이들은 회화뿐 아니라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페어를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한국 미술시장을 이끌어갈 신진 작가의 신선한 영향력을 전했다.
백윤아(Yoonah Baek)_Amourphous Hemisphere_yellow,Mixed media (Oil on wood panel, gel medium, plastic hemisphere),10.16x10cm
심봉민(SHIM Bongmin)_호수 위를 나는 글라이더(A glider flying over a lake),acrylic on canvas,130.3×130.3cm, 2023
김보민(KIM Bomin)_눈 뜨면 잊는 꿈(Vanishing dream),acrylic and oil on canvas, 91 x 116.8cm, 2022
조윤국(JO Yunguk)_서브토피아(Subtopia-Red02),Paper board, Wood board, Acrylic, Mixed media, 121x84cm, 2023
특히 올해 함께하게 된 파트너인 ‘포르쉐 코리아’의 전폭적인 후원을 통해 ‘ZOOM-IN’ 특별전에서 ‘DREAM IN FULL COLOUR’라는 주제로 작가의 꿈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최종 선정된 10인 작가들 대상으로 ‘DREAM IN FULL COLOUR’특별상, 전시와 함께 아티스트 토크, 기업과의 협업 기회 등 각종 후원을 통해 신진작가들에게 보다 넓은 기회를 제공했다.
전시기간 중 관람객들의 현장 투표와 심사위원 심사를 통해 선발된 최종 3인으로는 젠박(대상), 강민기(최우수상), 손모아(우수상) 작가가 선정되었다. 이어 젠박 작가는 ‘DREAM IN FULL COLOUR 상’ (포르쉐 특별상)까지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한국화랑협회가 매해마다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인 ‘ZOON-IN’ 특별전을 통해 선발된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갈 신진작가들의 무궁무진한 행보가 기대된다.
젠박(Jen PA)_레고스케이프(Legoscape),acrylic on canvas,180x130cm, 2020
강민기(KANG Minki)_plot painting, resin, 700x500x100mm, 2023
손모아(SON Moah)_숲속을 거닐다(Walking in the forest), Oil on Canvas, 100.5x50cm, 2022
이외에도 신규 진입하는 컬렉터나, 미술 애호가들을 위해 개최된 ‘아트토크(ART TALK)’에서는 특별전에 선발된 10인 작가들의 아티스트 토크 외에도 미술품 구매에 필요한 법률 상식, 소장품 관리법과 복원, 나만의 첫 컬렉팅을 위한 미술시장 가이드 등 다양한 강연들도 관람할 수 있었다.
아트토크 라운지는 매회 만석을 이루었고, 이로 인해 현대미술에 대해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미술애호가 및 컬렉터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2023 화랑미술제 <ART TALK> 전경, Photo : ARTiPIO
2023 화랑미술제 <도잉아트> 전시 부스 전경, Video Footage : ARTiPIO
이번 미술제에서는 한국화랑협회의 새로운 회원으로 함께하게 된 신진 갤러리도 주목할 만했다. 도잉아트, 에브리데이몬데이, 아뜰리에 아키, 히든엠 갤러리, 키다리 갤러리 등 각 갤러리마다 주목하는 새로운 작가군과 작품을 통해 신선한 활력을 불어 넣었다.
특히 도잉아트는 정세인, 지민경, 이학민, 강주형 4명의 작가를 내세워 드로잉, 팝아트, 캘리그라피, 미디어 아트까지 MZ 컬렉터층을 공략한 신진 작가의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 에브리데이몬데이는 도예를 전공한 최수진 작가의 설치 입체 작품을 통해 방문객의 관심을 이끌었고, 히든엠 갤러리는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작품을 한눈에 선보이고자 신진작가인 권봄이, 류아영, 맹은희, 이지선, 이한정, 허수경 총 6인 작가의 작품으로 부스 안을 가득 매웠다.
2023 화랑미술제 <박여숙 화랑> 전시 부스 전경, Photo : ARTiPIO
전통을 잇는 표 갤러리, 박여숙 화랑, 진화랑, 선화랑 등 전통을 잇는 갤러리들과 국내 대형, 중견갤러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특히 국내 대형 갤러리인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학고재 갤러리, 갤러리현대 등을 비롯해 중견 갤러리인 아라리오 갤러리, PKM갤러리, 갤러리바톤, 갤러리 나우, 금산갤러리, 이화익 갤러리 등의 부스는 역시나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부스 안을 가득 매웠다.
국제갤러리의 경우, 현재 부산점에서 전시 중인 바이런 킴의 ‘선데이 페인팅’(2013)을 중축으로 홍승혜, 김홍석, 김용익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김홍석 작가는 2023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특별한 Installation 전시를 선보여 전세계의 주목받았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노상호, 학고재 갤러리는 박광수 작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가들을 선보였으며, 가나아트는 원로 작가인 최종태를 중심으로 김선우, 에디강, 장마리아 등 주목받는 신진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였다. 이외에도 해외 아트페어에 다양한 국내 작가들을 선보이는 원앤제이 갤러리는 서동욱 작가, PKM갤러리는 정영도 작가, 예원 화랑은 문호 작가, 갤러리바톤은 허우중 작가 등을 대표작가로 내세웠다. 외에도 부산, 대구, 대전의
갤러리인 리안갤러리, 맥화랑, 조현화랑, 소울아트스페이스 등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대표 갤러리들이 함께 했다.
2023 화랑미술제 <국제갤러리> 전시 부스 전경, Photo : ARTiPIO
이번 2023 화랑미술제는 경기 침체 속 위축된 미술시장에 대한 우려와 달리, 역대급 규모의 ‘뉴페이스’ 작가들로 가득 매워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공간은 1.5배로 넓혀 보다 여유롭고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했고, 국내 갤러리들의 부스는 갤러리 규모에 따른 차별성 없이 공평한 분배를 통해 동등한 기회를 제공했다. 방문객의 경우 매해 거듭하는 신규 컬렉터들의 등장으로, 아트페어를 찾는 이들은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로 이루어진 부담스러운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으로써 자리매김했다.
이로써 국내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 및 수준 향상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화랑미술제를 시작으로 이어 9월에 서울에서 진행될 키아프(KIAF), 프리즈(FRIEZE) 아트페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기대된다.
©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