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GALLERY
always looking for a new balance
René Wirths
르네 워스
Gana Art
가나아트는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르네 워스(René Wirths, b.1967)의 개인전 《always looking for a new balance》를 개최한다. 작가는 기존의 통념이나 대중매체 속 이미지로 정보를 처리하는 인지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대상을 직시하고자 한다.
그는 스스로를 세상을 탐구하는 관찰자로 정의하며, 현상학적인 사고를 토대로 사물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관념적인 시각체계를 탈피한 표현방식으로 인정받은 르네 워스의 작품은 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 브레머하펜 현대 미술관, 쿤스트티프트 미술관, 셰링가 사실주의 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가나아트와의 첫 협력으로 이루어진 개인전이자, 아시아에서 최초로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3.05.25 – 06.18, Rene Wirths 개인전 《always looking for a new balance》, 가나아트 나인원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먼저 판단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대상을 마주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first see the immediate environment as it is, without evaluating it.)
– Rene Wirths –
워스의 회화는 그의 말처럼 머릿속에 있는 도식으로 대상을 판단하는 행위를 배제한 접근법을 통해 제작되었다. 세상의 관찰자로서 작가는 사물을 직시하고 느낀 인상을 기억하고 작업으로 승화시킨다. 그에게 있어 대상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작가는 포토 리얼리즘과는 다르게 사진이나 프로젝터, 템플릿과 같은 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대상을 3차원에서 2차원의 화면으로 옮긴다. 그는 작업실의 자연광 아래에서 대상을 관찰하며, 캔버스 위로 옮기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빛과 대상의 상태를 화면 안에 담으려 노력함으로써 작품 안에 지속성과 비지속성이라는 모순된 성질이 공존하도록 한다. 또한 그는 생물보다는 무생물인 정물을 작품의 모티프로 삼는데, 주로 대량 생산된 물체들을 그려 그것이 본래 지닐 것이라 예상되는 관습적 이미지를 재고하도록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이다.
Water (liquids #27) 2023 Oil on canvas 110 x 100 cm 43.3 x 39.4 in.
Black Ink (liquids #26) 2023 Oil on canvas 110 x 100 cm 43.3 x 39.4 in.
워스는 관찰을 통해 인지한 대상의 본질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조형적 표현방식을 시도한다. 먼저 그의 작품에는 극사실적인 묘사와 비현실적인 요소가 공존하는데, 손으로 잡힐 것만 같이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된 정물들은 그림자가 표현되어 있지 않아 어떠한 중량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정면성과 다시점 구도는 그의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이다. 워스의 작품 속 정물들은 모두 한가지 방향에서 보는 정적인 시점으로 표현되었다. 이와 상반되게 화면 안에는 여러 방면에서 본 사물의 형태가 단편적으로 묘사되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역동성을 더한다. 작가는 사물의 특정 부분을 확대하거나, 일부를 지우기도 하고, 형태를 더하여 화면에 리듬감을 더한다. 이는 기존의 원근법적 시각체계를 탈피하고자 했던 20세기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회화에서 나타나는 다시점구도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그만의 예술적 실천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23.05.25 – 06.18, Rene Wirths 개인전 《always looking for a new balance》, 가나아트 나인원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본 전시의 제목인 《always looking for a new balance》가 시사하듯 르네 워스는 일상적인 사물의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고정적이라 여겨지는 대상의 본질을 새로이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그의 작품은 이미지에 대한 사람들의 신념을 시험함으로써, 실제 대상보다 대중매체를 통해 받아들인 이미지들을 사실적이라 지각하는 현상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한다. 이로써 이미지가 범람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르네 워스는 회화의 기능과 의미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Gana Ar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