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REVIEW
Mineral Mutations
Philippe Parreno
필립 파레노
Gladstone Seoul
글래드스톤 서울은 뉴욕과 브뤼셀에 있는 다른 갤러리들의 컬러테마와 돌 질감을 결합시키기 위해, 지역 건축가와 협력하여 만들어졌으며, 따라서 다른 누구보다도 갤러리 주변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대로 남겨진 인테리어가 작가들의 신선한 캔버스이자, 갤러리의 빈 공간이 되어 보는 이가 작품과 적극 상호작용이 가능한 모습이다.
Door handles, 2022, 5 non-symmetrical pairs of door handles made out of obsidian Installation view, Philippe Parreno: Mineral Mutations, Gladstone Gallery Seoul, 2022. © Philippe Parreno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Photo: Chunho Ahn
전시장에 들어서면 곧바로 핍립 파레노가 “Mineral Mutations”을 통해 교류예술*에 대한 신념을 보여주는 다섯 개의 문 손잡이가 우리 앞에 나타난다. 화산암과 용암이 급격히 냉각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천연 천연 유리인 흑요석인 옵시디언(Obsidian)으로 만들어진 이 문 손잡이는 원석처럼 긴 결정체로 만들어져 문틀을 따라 비대칭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Floor: Snow Dancing, Footsteps, 1997-1995, 2019, Cast glass and stainless steel / Wall: Chambre miroir, 2021, Black ink on paper
Installation view, Philippe Parreno: Mineral Mutations, Gladstone Gallery Seoul, 2022.
© Philippe Parreno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Photo: Chunho Ahn
일관적인 주제를 위해, 변형하고 되살리고, 결정화 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파레노의 작품들이 전시장의 벽과 바닥, 공기 등 전체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특히 이 전시회를 위해, 비교적 작은 크기의 글래드스톤 방을 염두에 두고, 필립 파레노는 그의 이전의 거대한 설치물들 중 몇 가지를 새로운 시각으로 만들었다. 유리의 재료적 성질을 실험하면서, 작가만의 작품 스타일과 접근방식을 잃지 않고 크기 면에서 거대한 규모뿐만 아니라 상당히 작은 규모로 작업하는 그의 능력을 볼 수 있다.
“AC/DC Snakes”는 줄무늬가 아닌 어댑터와 플러그, 야간 조명 등으로 구성된 복합체가 눈길을 끈다. 우라늄 글라스로 만들어지고 하부 벽에 나란히 놓여진 작품들은 인공적으로 노란 녹색 빛을 방사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여느 물건들 처럼 콘센트에 꽂혀 있는 이 작품은 세계화라는 주제와 연계되어 있으며, 단 하나의 작은 플러그로 어떻게 다른 세계와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Left wall: AC/DC Snake, 2022 / Center: Iceman in Reality Park, 1995-2019 / Front wall: Mont Analogue Lampe, 2022
Installation view, Philippe Parreno: Mineral Mutations, Gladstone Gallery Seoul, 2022.
© Philippe Parreno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Photo: Chunho Ahn
Marquee, 2022, Glass, metal, electrical wire, bulbs Installation view, Philippe Parreno: Mineral Mutations, Gladstone Gallery Seoul, 2022. © Philippe Parreno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Photo: Chunho Ahn
핍립 파레노의 작품이 어떻게 공간, 시간 그리고 관람객과 관련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좋은 예는 “Mont Analogue Lampe”이다. 1층 뒤편에 있는 이 조명은, 작가가 2001년 프랑스에서 했던 것과 동일한 이름의 설치작품의 일부이다. 두 조명 장치는 프랑스 작가 르네 다말(René Daumal)의 동명 소설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르네 다말(René Daumal)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우화적인 이야기는 문장 중간에 갑자기 끝이난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 다음이 무엇인지 결코 알 수 없다. 작가는 다양한 색깔로 깜박이면서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Mont Analogue Lampe”의 불빛을 창조했다.
Installation view, Philippe Parreno: Mineral Mutations, Gladstone Gallery Seoul, 2022.
© Philippe Parreno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Photo: Chunho Ahn
필립 파레노의 작품들은 “예술은 대화적인 것이며 대화 없는 예술은 없다.”는 작가의 신념이 잘 나타나 있으며 시각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다양한 생각, 감정, 성찰이 풍부하다. 각각의 설치 작품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빛과 이 변화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분위기, 느낌, 그리고 빛이 있는 환경으로, 전시 공간 전체와 우리를 가득 채워 넘쳐나게 한다.
필립 파레노의 글래드스톤 서울관 전시 “Mineral Mutations”는 시간과 공간을 통해 예술과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매혹적이고 뛰어난 경험을 제공했다.
©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