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GALLERY
Over the Layers II
Hong Seung-Hye
홍승혜
Kukje Gallery
Kukje Gallery K1 Hong Seung-Hye solo exhibition
Over the Layers II installation view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Kukje Gallery K1 Hong Seung-Hye solo exhibition
Over the Layers II installation view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홍승혜는 1997년 국제갤러리 개인전 《유기적 기하학》을 시작으로 컴퓨터 픽셀의 구축을 기반으로 한 실재 공간의 운영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평면에서 벗어나 시공간의 레이어를 담고자 했던 2004년 국제갤러리에서의 전시 《복선伏線을 넘어서(Over the Layers)》의 후속편으로 구상된 본 전시에서 작가는 네모의 그리드를 탈피한다. 래스터(raster) 파일을 생산하는 포토샵에 더해 벡터(vector) 문법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새롭게 구사하게 되면서 홍승혜의 증식이 다시 한번 새로운 차원의 확장을 거친 셈이다. 픽셀로 깨질 염려 없이 축소와 확대의 저변을 넓히고, 픽셀 기반의 틀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모양새의 도형을 그리게 된 작가가 근 20여년 만에 선보이는 《복선伏線을 넘어서(Over the Layers)》 제2탄은 그새 폭발적으로 증식한 홍승혜의 레이어들이 만드는 무지개 너머의 세상으로 관람객을 안내하고자 한다.
홍승혜는 1997년 국제갤러리 개인전 《유기적 기하학》을 시작으로 컴퓨터 픽셀의 구축을 기반으로 한 실재 공간의 운영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평면에서 벗어나 시공간의 레이어를 담고자 했던 2004년 국제갤러리에서의 전시 《복선伏線을 넘어서(Over the Layers)》의 후속편으로 구상된 본 전시에서 작가는 네모의 그리드를 탈피한다. 래스터(raster) 파일을 생산하는 포토샵에 더해 벡터(vector) 문법의 일러스트레이터를 새롭게 구사하게 되면서 홍승혜의 증식이 다시 한번 새로운 차원의 확장을 거친 셈이다. 픽셀로 깨질 염려 없이 축소와 확대의 저변을 넓히고, 픽셀 기반의 틀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모양새의 도형을 그리게 된 작가가 근 20여년 만에 선보이는 《복선伏線을 넘어서(Over the Layers)》 제2탄은 그새 폭발적으로 증식한 홍승혜의 레이어들이 만드는 무지개 너머의 세상으로 관람객을 안내하고자 한다.
Hong Seung-Hye (b. 1959)
Spiral, 2023
Birch plywood, acrylic latex paint
60 × 60 × 38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Photo: Chunho An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Hong Seung-Hye (b. 1959)
Modern Times, 2023
Birch plywood, acrylic latex paint
90.3 x 40 x 6.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Photo: Chunho An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자신의 작업을 ‘유기적 기하학’이라 설명하는 작가는 그 표현이 내포한 모순을 앞장서 피력해오기도 했다. 본디 정지된 순간의 절대적으로 안정된 상태인 ‘기하학’ 앞에 변화하는 운동의 조건을 칭하는 ‘유기적’이란 수식어는 모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을 아우르며 매 전시 환경에 맞춰 자신만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내는 작가는 모순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 그 모순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주창한다.
Hong Seung-Hye (b. 1959)
Console/Table, 2023
Birch plywood, acrylic latex paint
60 × 80 × 81.5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Photo: Chunho An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Hong Seung-Hye (b. 1959)
Flower Vase, 2023
Birch plywood, acrylic latex paint
23 × 50 × 63.5 cm (vase), 160 × 5 × 1.5 cm (3 bars)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Photo: Chunho An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모순의 양 극단을 포용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예기치 못한 조건들을 자신만의 ‘이상향’을 구축하는 규칙으로 삼는 데서 홍승혜는 비로소 예술의 의의를 찾는다. 예술이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힘, 예술이 인간의 정신에 자유를 부여할 수 있는 힘에 흥미를 느끼는 작가에게 결국 유기적 기하학의 논리란 근원적인 예술론이자 삶의 방식이기까지 한 셈이다. 이렇듯, 1939년 빅터 플레밍 감독의 〈오즈의 마법사〉 영화 주제가 ‘Over the Rainbow’에서 착안한 전시 제목은 무지개를 구성하는 여러 겹의 레이어를 지시할 뿐 아니라 노래 가사가 읊 듯 ‘무지개 저편에 날고 있는 파랑새’를 좇는 여정의 서막이기도 하다.
Hong Seung-Hye (b. 1959)
Wave, 2023
Archival pigment print, maple wood frame
60.7 × 40.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Hong Seung-Hye (b. 1959)
When Flowering, 2023
Archival pigment print, uv print on glass, maple wood frame
50.7 × 40.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Hong Seung-Hye (b. 1959)
Wave, 2023
Archival pigment print, maple wood frame
60.7 × 40.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Hong Seung-Hye (b. 1959)
When Flowering, 2023
Archival pigment print, uv print on glass, maple wood frame
50.7 × 40.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국제갤러리 서울점의 1관과 3관을 아우르는 이번 전시에서 홍승혜는 벽화부터 조각, 사운드, 조명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다채로운 문법을 아낌없이 선보인다. 벽화는 가장 효율적으로 공간을 변주함과 동시에 회화를 실제의 건축에 접목시키는, 일종의 ‘홍승혜식 레디메이드’ 기법으로 자주 소환되어온 기법인데, 이번에는 특히 1관의 두 전시장 벽을 마티스에게 헌정하고자 한다. 말년에 색종이를 오려 붙여 벽면 가득 장식하던 마티스의 파피에 데쿠페(papier découpé)를 기리며 홍승혜는 1관 각 방의 벽면 모서리를 오려낸 〈레몬 자르기(Le Citron découpé/Homage à Matisse)〉와 〈하늘 자르기(Le ciel découpé/Homage à Matisse)〉를 제시한다.
2009년 진행된 한 인터뷰에서 홍승혜는 이미 “그리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09년이면, 작가가 1997년 이래 12년 동안 격자무늬의 감옥 안에 지냈을 시점이다. 입체작업을 만들면서는 실제 공간 안에서 그리드가 사선으로 보이는 효과를 꾀하는 등, 그동안 아주 조금씩 격자의 틀을 벗어나오던 홍승혜가 유년기의 추억을 회상하며 만든 이번 전시에서 비로소 또 한 번의 자유를 꾀한다.
Hong Seung-Hye (b. 1959) Wave, 2023, Archival pigment print, maple wood frame, 60.7 × 40.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Kukje Gallery K1 Hong Seung-Hye solo exhibition
Over the Layers II installatio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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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kje Gallery K1 Hong Seung-Hye solo exhibition
Over the Layers II installation view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
“그리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홍승혜 –
1997년 처음 컴퓨터를 사용해 이미지들을 생산하던 과정에서 작가가 자신의 생각의 파편들을 적어 둔 작업노트에는 ‘이야기의 서식처’, ‘헨젤과 그레텔, 과자로 만든 집’, ‘시(詩)’ 등의 키워드들이 적혀 있다. ‘절대적 이미지’와 ‘절대적 형상’의 논리를 탐구하되 그에 대한 환상을 꾸준히 깨고자 ‘숨바꼭질’ 해온 작가의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이켜본다면 1997년도의 작업노트는 작가의 메니페스토였는지도 모른다. 그 중 특히 ‘시’라는 키워드는 홍승혜 작업의 핵심을 울리는 단어다. 사랑하면 다 시인이 되게 마련이다. 동료 작가며, 학생이며, 협업자며, 곁에 있는 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골초 소녀 마법사’ 홍승혜에 의한, 홍승혜를 향한 애정 안에서 우리는 알록달록한 시를 읊으며 홍승혜의 전시와 함께 2023년의 문을 연다.
Kukje Gallery K3 Hong Seung-Hye solo exhibition
Over the Layers II installation view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