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MARKET
지금 경매 시장에서는 무슨일이?
뉴욕 5월 봄 경매 화제작,
그리고 2023년 경매 시장의 동향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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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APR 28, 2023
CONTRIBUTOR
Janice Choi 최진경
2023년 5월부터 시작되는 미국 봄 경매 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세계 3대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Christie’s), 소더비(Sotheby’s), 필립스(Phillips)는 유명 컬렉터의 컬렉션 공개와 함께 인상파, 현대 작가 작품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경매 회사들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크리스티는 5월 11일부터 18일까지 20/21세기 인상파와 현대미술 경매 8차례, 소더비는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6차례, 필립스는 16일과 17일 양일간 3차례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크리스티 뉴욕 5월 11일 이브닝 세일에 나올 1932년 작 피카소 <창가의 정물>은 그의 연인 마리-테레즈 월터를 주제로 그려진 작품 중 하나로 피카소의 손녀 마리나 피카소가 물려받은 작품 10,000점을 2008년 작고하면서 스위스 아트딜러 얀 크루지에(Jan Krugier)가 인수하게 되었다. 추정가 4천만 달러에 달하는 이 희귀작은 피카소 사망 50주년을 맞이하여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 Christie’s
크리스티 뉴욕에서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1932년 작 <창가의 정물(Nature morte à la fenêtre)>이 출품을 예고하며 많은 컬렉터의 관심을 받고 있다. 피카소의 연인 마리-테레즈 월터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같은 해에 그려진 <창가의 여인(Femme a la fenetre)>이 2012년 11월 소더비 경매에서 1,720만 달러에 판매된 바 있어 이번 5월에 진행될 경매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이 그림이 특별한 이유는 피카소가 작품 완성 후 대중에게 2번 공개한 뒤 작가 소장으로 보관해 오다 피카소의 손녀에게 증여된 후 약 50년간 모습을 감추었다. 손녀가 작고하자 스위스 아트 딜러가 해당 작품을 인수하게 되면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경매 출품 전 2018년 런던 테이트 모던 전시회 <피카소 1932년: 사랑, 명성, 비극>에 공개되었다.
피카소가 같은 해에 그린 1932년 작 <튤립 정물(Nature morte aux tulipes)>은 2012년 11월 소더비 경매에서 4천 150만 달러(한화 약 451억원)에 판매되어 경매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Sotheby’s
또 다른 대형 경매사인 소더비도 이에 5월 16일부터 인상파와 근현대 미술품을 선보인다. 2022년 별세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딥 퍼플(Deep Purple),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등 록 뮤지션들의 음반 제작자이자, 전 워너브라더스의 CEO였던 모 오스틴(Mo Ostin)의 컬렉션을 시작으로 구스타브 클림트(Gustav Klimt), 마크 로스코(Mark Rothko), 요시모토 나라(Nara Yoshitomo), 조나스 우드(Jonas Wood) 등 이미 시장에 정평이 나 있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들을 다수 선보인다.
Gustav Klimt, Insel im Attersee (아터제의 섬), 1901-02, 캔버스의 오일 ©Sotheby’s 5월 17일 근대 이브닝 세일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클림트의 풍경화이다.
1900년에서 1917년 사이에 클림트가 오스트리아의 휴양도시 아터제(Attersee)에서 여름을 보내면서 그린 호수 풍경 2개 중 하나로 다른 하나는 현재 비엔나의 레오폴드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추정가는 비공개. ©Sotheby’s
필립스도 이에 못지않은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의 초기 작품, 라시드 존슨(Rashid Johnson), 최근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개인전으로 입지를 굳건히 다진 시실리 브라운(Cecily Brown)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Yayoi Kusama, Blue Spot, 1965, katoen, kapok en hout cotton, kapok and wood ©Phillips
Yayoi Kusama, Red Stripes, 1965, Stuffed cottom, kapok, wood. The Broad ©Phillips
쿠사마의 주요 초기작품으로 작가의 시그니쳐인 줄무늬와 반점의 시작이라고 평가되어진다. 컬렉터가 작품 구입 한 뒤 60년만에 뉴욕 경매 이브닝 세일을 통해 공개했다. 각각 추정가 250-350만 불부터 시작한다.
Sales in the Global Art Market 2009-2022(2009~2022년 세계 미술시장 판매량) ⓒThe Art Market 2023 A report by Art Basel & UBS, Art Economics (2023)
2023년 봄 경매시장에 고가의 거장 작품들이 출품된다는 사실은 미술시장이 경제적 변동성을 상당 부분 극복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미술시장은 완전한 회복되어 전 세계 미술품 판매율은 2019년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높게 기록되었다. 2023년 아트바젤과 UBS가 공동으로 집필한 <글로벌 미술시장 2023> 보고서는 2022년 전 세계 총 예술품 판매 수치가 약 3% 증가한 약 678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Global Art Market Share by Value in 2022(2022년 국가별 세계 미술시장 가치 점유율) ⓒThe Art Market 2023 A report by Art Basel & UBS, Art Economics (2023)
그중 미국이 미술시장의 45%를 차지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영국이 18%, 중국이 17%로 3위를 차지하면서 예년과 비교하여 14%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이러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경매 시장은 소폭 감소하면서 정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대형 경매회사인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는 판매 가치가 크게 증가하여 총 177억 달러 라는 기록적인 수익을 기록했다고 전한다.
한국의 경우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침체를 맞이한 상황에서도 미술품 구입 열풍이 일어남과 동시에 2022년 9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처음으로 개최된 만큼 미술품 구입에 대한 한국 컬럭터의 관심은 아주 깊다. 또한 올해 3월 소더비가 서울 진출을 공식화함으로써 이 3대 회사는 모두 서울에 사무소를 갖게 되었다.
UBS의 보고서는 아시아 시장의 미술품 구매율이 4%정도로 예년 대비 떨어졌으나, 새로운 아트페어의 등장과 아트딜러가 40%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앞으로의 아시아 미술시장의 기대를 나타냈다.
2023년 아트바젤 & UBS 보고서 중 네번째 챕터 “전망(Outlook for 2023)” 파트에서는 아트딜러들은 미술품 가격대를 불문하고 매출 유지 혹은 증가를 예상했다. ⓒThe Art Market 2023 A report by Art Basel & UBS, Art Economics (2023)
이번 3월 아트바젤 홍콩의 성공을 통해 많은 미술계 인사들이 실감하듯, 2023년은 그야말로 미술시장의 도약과 발전을 보여주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영국, 중국 등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아트딜러 혹은 갤러리들 대부분이 안정적 성장을 예상한 것처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한국 미술 시장의 확대와 발전을 기대해 본다.
필자 최진경은 뉴욕시립대 헌터컬리지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학위 취득 후 뉴욕주립대 FIT에서 미술시장연구 분야로 석사를 취득하였다. 뉴욕 가고시안갤러리를 비롯해 뉴욕 소재의 갤러리 및 비영리 미술 기관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20여 회의 개인전 및 그룹전시회를 기획하였다. 현재 애틀랜타에서 아트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미술 현장에서의 실무경험과 시장조사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 홍보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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