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GALLERY
Dream
ERWIN WURM
에르빈 부름
Lehmann Maupin Seoul
리만머핀 서울은 오스트리아 조각가 에르빈 부름(Erwin Wurm)의 신작 및 근작을 선보이는 전시 《꿈 Dream》을 개최한다.
등신대의 피클과 1미터 너비로 압축한 집, 작가의 상징적인 관객 참여형 연작인 <1분 조각 One Minute Sculptures> 등으로 잘 알려진 부름은 25년 이상 조각의 개념과 근본 원리를 주의 깊게 고찰해왔다. 어떤 것이 조각이 될 수 있는지 혹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통념에 맞서, 그의 작 업은 부피, 질량, 표면, 색상과 시간에 관한 실험을 통해 조각의 흥미롭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Erwin Wurm__Dream Lehmann Maupin Seoul May 11 – June 24, 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리만머핀과 함께하는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평면 조각 Flat Sculptures>이라 불리는 회화 연작과 <피부 Skins>라 지칭되는 조각 작업을 포함한 작가 의 새로운 연작부터 브론즈 소시지, 의인화된 핸드백 등의 대표작까지 아우르며 부름의 조각적 실천을 조명한다.
ERWIN WURM, Brot (Flat Sculptures), 2021 oil on canvas 94.49 x 70.87 x 1.77 inches 240 x 180 x 4.5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ERWIN WURM, Mold (Flat Sculptures), 2021 oil on canvas 94.49 x 70.87 x 1.77 inches 240 x 180 x 4.5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ERWIN WURM, Much (Flat Sculptures), 2021 oil on canvas 70.87 x 94.49 x 1.77 inches 180 x 240 x 4.5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에르빈 부름이 2021년경부터 선보인 <평면 조각>은 현시점 조각의 형태적 속성에 관한 작가의 실험이 취하고 있는 접근 방식과 그 방향을 제시한다.
위 연작에서 부름은 부피감 있는 입체 형태에 압력을 끝까지 가했을 때 평면으로 귀결된 “납작한 조각(flat sculptures)”을 캔버스 위 물감으로 구현한다. 각 화면을 구성하는 “빵(brot)”, “무게 (weight)”, “틀(mold)”과 같은 단어는 작가의 이전 연작과 관련 있거나 그의 조각적 관심사를 나타내는 주요 키워드이다.
작가는 선별한 단어를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풀리고 일그러뜨리며 화면 전체로 확장한다. 그의 작업 전반에서 특징적으로 등장하는 파스텔 계열의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등으로 채색된 <평면 조각>은 구상과 추상 사이의 희미한 경계를 탐색하는 한편 형태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는 작가의 최근 관심사를 반영한다.
Erwin Wurm_0Dream Lehmann Maupin Seoul May 11 – June 24, 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작가의 새 연작인 <피부>는 점진적으로 추상에 전념하는 부름의 최신 작업 경향을 보다 극명하게 보여준다. 주조한 알루미늄을 새하얀 색상으로 채색한 작품은 가상 인물의 신체 표면 일부를 형상화한 것 으로, 종종 특정 몸짓이나 자세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왼쪽으로 구부리기 Bending Left>(2021)에서 좌대 위에 올려진 한쪽 맨발은 청바지의 단면을 따라 뒷주머니로 이어지고, 마치 바람에 날리듯 휘어 진 뒤 뻗은 손끝에서 해체된다.
ERWIN WURM Bending Left (Skins), 2021 aluminum, paint 56.69 x 28.74 x 27.56 inches 144 x 73 x 70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ERWIN WURM Resting(Abstract Sculptures), 2023 polished bronze 15.35 x 11.42 x 14.96 inches 39 x 29 x 38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피부> 연작에서 인체 형상은 식별 가능한 요소들이 추상화 및 해체됨에 따라 점차 가시성을 상실하지만, 그 실존성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작가가 가공되지 않은 돌덩이에 형태를 불어넣는 조각가의 고전적 이미지를 역이용해 공중의 대기로부터 작품의 형상을 이끌어내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rwin Wurm, Dream Lehmann Maupin Seoul May 11 – June 24, 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이번 전시는 작가의 기존 연작에 해당하는 <가방 조각 Bag Sculptures> 과 <추상 조각 Abstract Sculptures>의 신작도 선보인다. <가방 조각> 은 사물이란 소유자의 확장된 모습으로서 각 개인의 정체성을 투영한 다는 작가의 신념을 반영하는 대표적 작품이다. 여기서 품위, 부, 지위의 표상으로 작용하는 디자이너 핸드백은 다리를 부여 받아 움직이는 동작을 취한다. 한편 <추상 조각>에서도 브론즈 소재로 제작된 소 시지는 팔다리가 부착된 모습으로 의인화된다.
인간의 감정이 깃든 듯 보이는 사물들은 인간성과 사물성 간의 위태로운 경계를 직조한다. 이처럼 부름은 전시 전반에 걸쳐 조각의 본질에 관한 실험을 지속 하며 새로운 형식과 개념의 지평을 확장한다.
Erwin Wurm_Dream Lehmann Maupin Seoul May 11 – June 24, 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작가 소개
에르빈 부름(b.1954, 오스트리아 브루크안데어무어/스티리아 출생, 현재 빈과 림베르그에 거주 및 작업)은 1996-97년경부터 시작한 참여형 연작 <1분 조각>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작품에서 참여자들은 작가가 제공한 서면 혹은 그림 형식의 설명에 따라 의자, 양동이, 과일, 스웨터 같은 일상 속 물건들을 이용하여 행위하거나 자세를 취한다.
그의 작품에서 찰나적 본질을 지닌 행위는 사진과 결합되는데, 이로써 작가는 일상과 퍼포먼스, 관람자와 참여자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조각의 형식적 본질에 의문을 제기한다. 부름이 <1분 조각>에서 조각으로서 행위하는 신체의 가능성을 모색했다면, 이후 작업에서 그는 뒤틀린 소시지를 브론즈로 주조한 <추상 조각>이나 차의 형태를 부풀리거나, 일그러뜨린 <팻 카 Fat Car>와 같이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오브제를 불안정한 방식으로 의인화한다.
Erwin Wurm_Dream Lehmann Maupin Seoul May 11 – June 24, 2023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graphy by OnArt Studio
에르빈 부름은 체중을 증량하고 감축하는 물리적 행동을 조각적 제스처로 인식 하여 신체적 팽창과 수축의 환영을 작품 속에 드러낸다. 작가의 작업에 있어 유머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나 현대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내재해 있다.
특히 그의 작업은 자본주의가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사회적 압력을 주로 논하는데, 이는 작가의 내적 이상과 상반된 가치이다. 부름은 상위와 하위 영역의 경계에서 작업하며 이와 같은 이분법적 구도를 강조하고, 장르를 병합함으로써 작가의 관점에서 희화화된 가상 현실을 탐구한다.
Erwin Wurm, 2019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Seoul, and London. Photo by Eva Würdinger.
에르빈 부름은 1977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교를 졸업한 후, 1982년 오스트리아 빈 응용미술대학교와 미술아카데미에서 조형학을 전공했다.
작가의 주요 개인전은 최근 개최된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술관(2023)을 비롯하여 수원시립미술관(2022), 슬로바키아 브라 티슬라바 시립미술관(2022), 이탈리아 베네치아 의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2022), 오스트리아 하르트베르그 박물관 (2021), 중국 톈진 K11 아뜰리에(2021), 대만 타이페이 시립미술관 (2020), 오스트리아 도른비른 미술관(2020), 프랑스 마르세유의 비에유 샤리테(2019), 홍콩 K11 뮤제아(2019),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2019), 오스트리아 빈 알베르티나 박물관(2018), 헝가리 부다페스트 루드비히 미술관 (2018), 스위스 루체른 미술관(2018), 서울 현대카드 스토리지(2018), 독일 뒤스부르크 퀴퍼스뮐 레 현대미술관(2017), 독일 베를린 주립 현대미술관(2017),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2015), 폴란드 크라쿠프 현대미술 관(2013), 스페인 말라가 현대미술센터(2012), 미국 텍사스주 댈러 스 컨템포러리(2012) 등 전세계 곳곳에서 개최되었다.
그의 작품은 다수의 그룹전에도 소개되었다. 대표 전시로는 독일 카 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의 《Matter. Non-Matter. Anti-Matter》 (2022),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미술관의 《Coming Attractions: The John Waters Collection》(2022), 체코 베히네 성의 《Summer Sculpture Park》(2022), 헝가리 부다페스트 루드비히 미술관의 《Place Value – New Acquisitions》(2022), 프랑스 리옹 현대 미술관의 《Little odyssée》(2022), 오스트리아 빈 알베르티나 박물관의 《The 80s》 (2021), 미국 뉴욕 플래그 미술재단의 《Funny》(2012),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에서 시작하여 뉴욕 현대미술관으로 순회한 《The Original Copy: Photography of Sculpture, 1839 to Today》 (2011) 등이 있다.
부름의 작품은 전 세계 유수의 공공 및 사립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프랑스 파 리 퐁피두 센터,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오사카 국립 국제미술관, 중국 상하이 롱 뮤지엄 등이 있다.
부름의 <Narrow House>는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와 병행하여 카발리 프란케티 궁에서 개최된 글라스트레스에 소개되었고, 작가는 2017년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오스트리아관의 대표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