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ALK · INTERVIEW
ART PEOPLE #솔루나 이은주 대표
Interview
홍콩 미술시장 속 또다른 한국
VENUE
ARTIST
DATE
MAY 10, 2023
CONTRIBUTOR
ARTiPIO Editioral
솔루나 파인 아트 갤러리(홍콩)(Soluna Fine Art)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주 대표(Rachel)를 홍콩에서 직접 만났다. 아시아의 국제적 중심지인 홍콩을 기반 삼아 활동하는 이은주 대표는 한국 문화예술의 저변성의 확대를 위해 힘쏟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미술시장으로 뻗어나가는 홍콩 및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그녀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홍콩과 서울을 오가며 아트와 경영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이은주 대표는 솔루나 파인 아트, 솔루나 리빙, 솔루나 크래프트를 운영하며 솔루나 홍콩갤러리 협회 이사 및 홍콩한인여성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솔루나(SOLUNA) 명칭은 태양(SOL)이 떠오르는 아침부터 달이(LUNA) 뜨는 저녁까지 우리 일상 의·식·주·행에서 필요한 제품을 다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솔루나를 운영하고 있는 이은주 대표는 지속적으로 홍콩을 비롯한 외국에서 트렁크 쇼, 팝업스토어, 전시회 등을 통해 한국의 문화예술 작가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참고: The JoongAng
Rachel Eunju Lee with Lee Kang-Hyo during Grand Opening ©Soluna Fine Art
Q. 홍콩에서 갤러리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솔루나의 첫 작가와 첫 전시에 대한 추억이 있으시다면 이야기 해주세요.
A. 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되고자 하는 꿈이 있었습니다. 꿈일 수도 있고 일종의 신념과도 같았던 저의 화가의 꿈은 많은 이의 삶이 그러하듯 예상치 못한 삶의 기로에서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 반면에 새로운 도전을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화가가 되고자 하는 꿈은 접었지만, 많은 작가들과 함께 더 큰 그림을 그리며 국제 미술시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랜 기간 모국을 떠나 지내는 시간은 저로 하여금 우리가 지닌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가져다주었습니다. 2004년 홍콩에 와서 처음 설립한 회사인 ‘Art Bridge’는 좌절을 맛보고 귀국하였고, 2014년 다시 정착한 홍콩에서 시작한 지금의 회사(솔루나 파인 아트)의 기반이 된 첫 기획전인 ‘Korean Voices(한국의 소리)’를 홍콩의 로컬 갤러리와 함께 진행하여 아주 작은 성공을 맛보게 됩니다. 이때부터 계속해서 진행해온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의 작품을 소개하는 사람으로서 현대 미술뿐 아니라, 한국 미술의 정신적 가치를 승화하는 공예, 특히 도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솔루나 파인아트의 첫 전시는 한국 분청의 대가 이강효 선생님의 ‘분청 산수’로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첫 전시 작가로 이강효 선생님을 택한 이유는 한국 현대미술의 내러티브를 전개하고 소개하기 위해서 한국만이 지닌 독창적이면서도 숭고한 분청의 아름다움을 통해 한국 미술이 가지는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홍콩 솔루나 파인 아트(Soluna Fine Art) 갤러리 전경_Installation View of Soluna Fine Art Gallery, Kim Young-Hun Solo Exhibition, MAR 16 – APR 29, 2023, Photo : ARTiPIO
Q. 갤러리를 운영하실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A. 갤러리는 작가와 함께 소통을 통해 더 큰 그림을 함께 만들어가면서, 작품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좋은 작가들을 찾고 철저한 기획과 홍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좋은 컬렉터 및 기관과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 및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Q. 아시아 미술시장이 성장하는 모습을 홍콩에서 가장 가깝게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홍콩은 팬데믹 이전에도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역할을 해왔는데요, 홍콩이 가진 어떤 강점이나 이점이 작용했다고 생각하시나요?
A. 홍콩은 팬데믹 이전부터 계속된 사회적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굳건히 자리 잡은 국제적 자본시장과 중국의 성장을 배경으로 여전히 국제적 미술시장의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랜 시간 영국의 영향 속에 발전한 사회의 인프라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동, 유럽, 미주와 함께 국제적 산업과 경제의 중심지로서 자리매김했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충분한 강점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Rachel Eunju Lee with Kim Young-Hun in Soluna Fine Art Gallery ©Soluna Fine Art
Q. 홍콩은 국가보안법 사태나 미중 무역 갈등으로 팬데믹 이전에도 경매나 전시가 취소되는 상황이 있었는데요, 홍콩 아트 커뮤니티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고,극복했는지 그간의 홍콩의 로컬 아트씬이 궁금합니다.
A.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하여 여행과 교류가 단절된 지난 수년간, 세계는 그동안 국제화(Globalization)의 방향으로 지속된 움직임이 한동안 다시 지역화(Localization)의 방향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겪었다고 생각됩니다.
홍콩 또한 지난 몇 년 간 외부보단 홍콩 출신 작가를 지원하고 발굴하는 데에 많은 움직임이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이로 인해 지난 기간 동안 홍콩이 감내해야 했던 사회적·정치적 변화는 홍콩 내 다양한 예술계에 되려 커다란 자극이 되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긍정적인 예로, 홍콩 작가를 홍보하는 갤러리(Contemporary Angela lee, Exit Gallery, Hanart TZ Gallery, Ora Ora)들이 많은 활동을 펼쳐나갔습니다. 저희 갤러리도 지난 3년 간 홍콩 작가들과 수차례 기획 전시를 진행했는데, 결과 측면에서 보다 많은 홍콩 컬렉터의 관심 및 구매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Q.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이후 재개한 홍콩의 2023 아트바젤, 아트센트럴 분위기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팬데믹 이후, 방문객이나 컬렉터들의 달라진 점이나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팬데믹 기간 중의 홍콩 미술시장은 주로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폴리옥션 등등 많은 경매 회사들이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잠시 고립되었던 홍콩의 국경이 재개방되면서 개최된 2023년의 아트 바젤과 아트 센트럴은 전세계의 다양한 컬렉터들이 다시 홍콩을 찾아 대대적인 성공을 이루었고, 다시금 국제시장의 중심에 선 홍콩 미술시장의 파워를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팬데믹 이후의 가장 큰 변화는 보다 넓어진 미술 애호가, 컬렉터 층의 변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많은 갤러리 및 예술가가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을 통한 미술에 대한 접근성 및 참여도가 증가했고, 이는 팬데믹 이전 미술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을 해제하고, 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한 컬렉터들이 등장한 점이 눈에 띕니다.
Q. 코로나 기간 동안 한국은 팬데믹 기간에 미술시장 1조시대를 열었고, 특히 한국의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국제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서울에서 2회를 맞이할 예정인데요, 대표님께서 바라보시는 2023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A. 개인적으로 20세기 서구 미술시장의 중심 축이 지금은 아시아로 향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은 21세기 아시아 르네상스의 중심 국가로 우뚝 솟아 미술시장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선보이며 세계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국제적 컬렉터들이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9월에 열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을 관람하기 위해 방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성과는 한국 미술 작품의 판매 및 국제시장으로의 진입뿐만 아니라, 아트페어를 통해 연결되는 다양한 문화 및 산업과의 연장선에서 보다 넓은 안목을 가지고 성장·발전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솔루나에서 함께하는 작가는 어떤 기준에서 선정되나요? 또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작가를 찾으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이 부분은 저희가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Founder로서의 저의 개인적인 취향 및 성향을 넘어서, 많은 이들과 소통하면서 시대를 반영하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 나가고자 합니다.
Q. 앞으로의 솔루나 갤러리의 활동계획을 소개해주세요.
A. 홍콩 솔루나는 1년에 4번의 개인전과 2번의 그룹 및 기획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4월 김영헌 작가의 개인전을 마친 후, 5월~6월까지 김덕용 작가의 개인전이 준비되어 있고, 7~8월은 홍콩 로컬 작가와의 협업, 10월은 이탈리안 작가의 개인전이 기획되어 있습니다. 홍콩 내에서의 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국제적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께서 이끌고 계신 솔루나 아트 그룹의 비전 및 포부는 무엇일까요?
A. 솔루나 아트 그룹은 홍콩의 솔루나 파인 아트, 한국의 솔루나 크래프트 및 리빙으로 나누어 각각 현대 미술과 현대 공예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초창기 설립 비전을 통해 준비한 대로 한국의 문화 컨텐츠를 다양한 영역에서 국제적 안목을 가지고 홍보 및 판매 루트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솔루나 아트 그룹을 통해 여러 활동을 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