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MARKET
‘NFT 아트’의 반란
NFT
트랜드 변화와 동향
KEYWORD
NFT ART
DATE
JUN 9, 2023
CONTRIBUTOR
Janice Choi 최진경
ARTiPIO Editorial
NFT 아트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실물이 없는 ‘NFT 아트’는 무엇이고, 어떻게 거래가 이루어질까요?
‘NFT’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매자가 소유하고 판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입니다. ‘NFT’는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대체 불가능 토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간 무수한 복제본 제작이 가능했던 디지털 데이터와는 달리,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하는 방법을 통해 복사가 거의 불가능하고, 유일성이 있기에 소유자가 명확히 존재하며 자산적 가치가 보다 잘 지켜집니다.
누적 거래 금액이 1위에 오를만큼 유명한 컬렉션 ‘크립토펑크(CryptoPunk), 크립토펑크(CryptoPunk 7523) ‘Larva Labs’ 이미지 출처 : Sotheby’s
2021년 6월 10일 소더비 경매를 통해서 7523번 크립토펑크가 11,754,000 달러(한화 약 140억)에 거래가 되었다. 당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크립토펑크 거래가이다. 크립토펑크 7523은 외계인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형상인데, 10000개의 크립토펑크 중에 외계인 형태의 크립토펑크는 9개밖에 존재하지 않아 희소성이 있고, 또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코로나 시대상황을 반영하였기 때문에 높은 가격으로 판매 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나무위키(크립토펑크))
‘NFT 아트’는 회화나 음악과 같은 디지털 컨텐츠를 NFT 화하여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만들어집니다.
이처럼 ‘NFT 아트’는 원본에 대한 확실한 증명을 하는 작가의 ‘서명’ 역할을 블록체인 기술로 대체해 신뢰가 보다 높아지고, 소유자 및 고유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에 현실에서 통용되는 실물 예술작품의 자산처럼 하나의 자산 가치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NFT 아트’와 ‘실물 예술 작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실물 예술 작품의 경우 갤러리나 경매장을 찾는 잠재 구매자가 제한적이지만, NFT 아트는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잠재 구매자에게 도달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NFT 아트’는 아티스트가 커미션 비율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미술품과 달리 중간 거래처(딜러, 갤러리, 또는 경매)를 거치지 않고, 아티스트가 매번 로열티를 직접 받으며 재판매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일반 블록체인을 통한 가상화폐 거래자에게는 화랑이나 경매장에 가는 것보다 NFT 작품 감상과 구입이 보다 수월할 수 있기에 각광받고 있습니다.
2020년 국내에서 핫이슈가 ‘암호자산’이었다면, 2021년은 NFT의 시장이 보다 확대되며 주목받습니다. 가상화폐를 통해 많은 수익을 얻은 개인 투자자들은 손쉽게 NFT 작품 투자에도 과감하게 도전합니다. 이제 디지털 아트는 더 이상 미술품 구매에 있어 배제할 수 없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디지털과 기존 미술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실재하지 않는 온라인상의 NFT 아트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미술품이 되기도 합니다.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잭 부쳐 © Jack Butcher Studio
광고 기획자에서 NFT 아티스트로 전향한 잭 부쳐(Jack Butcher)는 디지털 아트 세계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크리스티(Christie’s) 경매와 협업을 통해 자신의 디지털 아트를 3쌍의 프린트로 제작하여 구매자에게 배달하는 프로젝트 <Checks Elements>를 진행했습니다.
기존 디지털 작품을 실제 인쇄물로 변환하는 해당 프로젝트는 트위터의 체크 마크를 손으로 직접 채색하고 패턴을 만들어 한정판 인쇄물로 제작합니다. 해당 작품은 무려 18만 달러(약 2억 3천만 원)에 달해 놀라운 거래액을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요. 작가만의 진정성과 독창성을 보장하기 위해 자신의 지문으로 각각의 작품을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이 접근 방식은 예술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으며, 각각의 고유한 특성과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잭 부쳐의 트위터에 직접 올린 작품 이미지 © Jack Butcher twitter (@jackbutcher)
온라인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디지털 아트를 포함한 예술 작품 구매는 기존 구매 경로인 화랑, 경매사 또는 아트 딜러를 통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아트 이코노믹스(Arts Economics(2022)) 자료에 따르면 고액 순자산 컬렉터(HNW)의 93%가량이 여전히 갤러리, 경매장, 아트페어를 통해 미술품을 구매하고 있는 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실제 NFT 플랫폼을 통한 구매는 약 59% 였는데요.
이는 여전히 구매자들은 딜러, 갤러리 혹은 경매장의 스페셜리스트 등 미술계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고 아티스트와 작품에 대한 3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하게 구매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고액 순자산 컬렉터(HNW)의 예술 작품 구입 경로 분석 ©Art Economics (2022)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경매사인 크리스티(Christie’s)에서도 유명 작가의 원화 작품이 아닌, 디지털 베이스의 NFT 아트 작품이 놀라운 낙찰가에 거래되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2021년 3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Everydays>시리즈 이미지 콜라주인 ‘The First 5000Days’ 작품이 경매장에서 6,930만 달러(당시 이더리움 거래가 기준)에 판매되었는데요.
Beeple (b. 1981),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token ID: 40913 wallet address: 0xc6b0562605D35eE710138402B878ffe6F2E23807 smart contract address: 0x2a46f2ffd99e19a89476e2f62270e0a35bbf0756 non-fungible token (jpg) 21,069 x 21,069 pixels (319,168,313 bytes) Minted on 16 February 2021. This work is unique. © Christie’s Auction
일반적으로 디지털 작품을 약 900억 원에 산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이에 작가 또한 “비합리적인 거품 가격이다. 하지만 NFT 아트의 미래는 밝다.”라는 여운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 일로 비플(Beeple)은 NFT 시장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볼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애니메이터인 디지털 아티스트로서 등극해 여전히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NFT 아티스트 매드 독 존스(Mad Dog Johnes)의 ‘Replicator’는 2021년 4월 필립스 경매에서 410만 달러(약 53억 원)에 판매되었다. 필립스가 NFT 영역으로는 처음으로 진출한 경매로, 100불에서 시작하여 경매 시작 후 24시간 동안 240만 달러(약 31억 원)까지 올랐고 경매 종료 5분 동안 다시 급등하여 최종 가격 414만 달러(약 54억 원)까지 올랐다. © Phillips Auction
이렇듯 2020년부터 시작된 열기에 이어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가상화폐 거래로 많은 수익을 만든 신흥 부자들이 탄생했고, NFT 아트 거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크립토아트에 따르면 2021년 2월 25일 기준, 8만 5천 여개의 NFT 예술품이 판매되었고, 전체 가치는 1억 4,544만 달러(약 1,900억 원)에 달하게 되며 시장이 지속 성장하게 됩니다. 더불어 NFT 조사 기관 논펀저블(NonFungible)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거래량은 20억 달러로 2020년 1분기 대비, 무려 131배나 증가하며 한 해마다 거듭되는 뜨거운 시장의 성장 속도를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죠.
데미안 허스트와 <The Cyrrency> 시리즈 작품 © Damien Hirst twitter (@hirst_official)
2022년 10월, ‘다이아몬드 해골’, ‘상어 절임(Pickled Shark)’작품으로 유명한 살아있는 현대미술계의 악동이자 거장인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b.1965)는 NFT로 팔린 자신의 작품 원본을 수 천 점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해당 퍼포먼스 프로젝트의 대상이 된 작품은 지난해 NFT로 판매한 <화폐(The Currency)>시리즈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형형색색의 도트가 그려진 A4사이즈 회화 1만 점의 원화와 1만 개의 NFT 작품입니다.
데미안 허스트의 <The Cyrrency> 시리즈 작품 관련 트위트 내용 © Damien Hirst twitter (@hirst_official)
작가는 2021년 7월 작품을 구입한 컬렉터들에게 원화와 NFT 작품 중, 1가지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 후, 선택에 따라 작품을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1년간의 고민 끝에 4,851명의 컬렉터는 NFT를, 5,149명의 원화를 선택합니다. 소각 전, 9월 9일 마지막 전시를 끝으로 전시 기간 동안 매일 지정된 시간에 소각되는 작품을 SNS로 실시간 공개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데미안 허스트만의 NFT 퍼포먼스로 자리매김합니다.
데미안 허스트는 작품 소각을 통해 진정한 디지털 작품을 만드는 과정의 일부로 보고, “물리적 작품과 디지털 작품은 서로 양립할 수 없다.”라는 의견을 말하기도 하죠. 이로 인해 기존 예술계에 큰 반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NFT 아트가 원화를 뛰어넘어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획득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데미안 허스트의 <The Currency>프로젝트 소각 장면, Damien Hirst burns his 1000 The Currency artworks, Youtube footage: HENI
이렇게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2023년 아트 바젤(Art Basel) 보고서에서는 올해부터는 다소 NFT 열기가 줄어들었다는 통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이유를 가상 화폐의 잘못된 투자로 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함에 따른 거부감이 원인이었을 것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거래량이 줄었다고 NFT 아트 구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겠죠.
고액 순자산 컬렉터의 연령과 관계없이 그들의 컬렉션 중 디지털 아트가 17% 정도 차지한다. 여전히 그림, 조각과 같은 기존 미술품 구매 비율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듯 영상, 비디오 아트를 비롯한 디지털 아트 구매율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Art Economics (2022)
보고서에서는 고액 순자산 컬렉터(High Net-worth Collectors)의 디지털 아트 구매 비율은 그들의 순자산 중 약 17%를 차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NFT도 새로운 하나의 영역으로 자산의 일부를 디지털 아트 혹은 NFT를 지속 구매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처럼 NFT 아트는 여전히 새롭고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 또 하나의 영역입니다. 이처럼 디지털의 예술 세계가 인정받으며 현실의 미술 경계가 허물어졌음을 실감하고, 캔버스 밖에서도 끊임없이 활동하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행보를 통해 앞으로 NFT 아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기대됩니다.
필자 최진경은 뉴욕시립대 헌터컬리지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학위 취득 후 뉴욕주립대 FIT에서 미술시장연구 분야로 석사를 취득하였다. 뉴욕 가고시안갤러리를 비롯해 뉴욕 소재의 갤러리 및 비영리 미술 기관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20여 회의 개인전 및 그룹전시회를 기획하였다. 현재 애틀랜타에서 아트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미술 현장에서의 실무경험과 시장조사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 홍보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