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COLLECTION
How to Become a Collector #1
MZ 컬렉터
Collector
MZ
ARTiPIO
KEYWORD
MZ COLLECTOR
DATE
JUN 30, 2023
CONTRIBUTOR
Janice Choi 최진경
최근 떠오르는 구매층인 ‘MZ 세대(Millennial & Zen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움직임이 왕성히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미술계는 어떨까요?
특수 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미술품 구입은 이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술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하고, 작가의 에디션을 저렴한 가격에 소장하거나 가상화폐를 통해 작품을 구입하는 등 미술품을 보고, 즐기고, 컬렉팅 하는 것이 우리에게 서서히 친숙해지고 있죠.
미국, 홍콩, 유럽 전 세계 곳곳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MZ 세대 영 컬렉터 5인의 ‘작품 수집 이야기’를 들어보며, 그들이 미술 작품을 컬렉팅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Jeanne Masel with Joel Mesler’s Let Live (2019). Photo by Weston Wells, courtesy of Jeanne Masel.
미국(뉴욕)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진 메셀(Jeanne Masel)은 2018년 아트포체인지(Art for Change)를 설립한 아트 컨설턴트이자 컬렉터입니다. 사회적 기업을 추구하는 그녀는 작품을 구입하고 거래할 때 발생한 수입 일부를 특정 비영리 미술기관 ‘Independent Curators International(ICI)’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작품 수집과 자선활동을 함께 하는 그녀는 작품을 구입하여 미국 브룩클린 미술관, 산타바바라 미술관과 같은 기관에 꾸준히 작품을 렌탈해주고 있습니다.
Q. 첫 컬렉팅한 작품과 가장 최근에 구입한 작품은 무엇인가요?
대학 시절 첫 미술품을 구입했는데, 당시 미술사를 공부하며 아프리카 미술에 심취해 있어 아프리카 말리(Mali)의 ‘Chiwara’ 조각상과 기니(Guinea)의 ‘바가 마스크(Baga mask)’를 구입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다니엘 오차드(Danielle Orchard)의 ‘Headlights’ 작품을 구입했는데, 다년간 오차드의 작품을 지켜보면서 피카소와 마티즈의 시각적 언어를 결합하는 방식에 매료되었고 페로탕 갤러리에서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니엘 오차드 Danielle Orchard, Headlights © Jeanne Masel
1984년 인디애나주 출신의 다니엘 오차드는 인디애나 대학에서 그림을 수학하고 뉴욕 헌터 컬리지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21년 페로탕 서울에서도 전시한 바 있다.
Q. 주로 어디서 작품을 구입하나요?
저는 주로 아티스트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하여 작품을 구입합니다. 아티스트들이 제작 중인 작품을 직접 보고 감상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데요. 최근에 만난 푸에르토리코 출신 작가인 장 피에르 빌라파네(Jean-Pierre Villafañe)의 작품에 매료되었는데, 푸에르토리코의 엠바자다 (Embajada) 갤러리를 통해 이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뉴욕 로어 맨하튼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직접 방문하여 당시 제작 중이던 작품을 보고 작가의 의도를 보다 이해하게 되며 작품을 구입하게 되었죠.
홍콩 최대 의류업체 보시니(Bossini)의 상속녀 퀴니 로지타 로(Queenie Rosita Law)는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라 이후 영국 세인트마틴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큐 컨템포러리(Q Contemporary)’라는 비영리 미술관을 설립하고 동유럽과 중부 유럽 현대 미술을 아시아에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그녀만의 독창적인 컬렉션을 구축해 오고 있습니다.
퀴니 로지타 로(Queenie Rosita Law), Q 컨템포러리 대표이자 디렉터의 모습 © Q Contemporary and Prestige site by Burdaluxury
Q. 홍콩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헝가리에 비영리 미술관을 연 이유는 무엇인가요?
5년 전 헝가리에 머물 때, 지역 예술가들의 생생한 표현과 강력한 에너지를 경험하며 중부 및 동부 유럽 예술과 사랑에 빠졌어요. 부다페스트에 비영리 미술관을 설립한지 6개월 지나, 이어 홍콩 셩완지역에 ‘더블 큐 갤러리(Double Q)’를 설립했습니다. 홍콩의 갤러리(Double Q)는 플래그십 용도로 활용해 유럽과 미국 신진 작가들에게 보다 힘을 실어주고, 이들이 아시아 미술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반면 부다페스트의 비영리 미술관 ‘큐 컨템포러리(Q Contemporary)’는 중부 및 동유럽 현대미술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술관의 미술사학자, 큐레이터 등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홍콩의 ‘더블 큐(Double Q) 갤러리’와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보다 다양한 전시기획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Q. 처음으로 구입한 작품은 무엇이고, 어떤 작가를 좋아하나요?
일로나 케세루(Ilona Keserü), ‘생일(Születésnap)’, 2005 ©️ Q 컨템포러리
동유럽에 머물 당시, 작가의 작업실을 오랜 시간 수시로 방문하면서 ‘큐 컨템포러리(Q Contemporary)’에 대한 비전을 키웠습니다. 한 곳에서 그들의 모든 예술을 함께 볼 수 있는 장소가 이 지역에 한 곳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후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수집했습니다.
어느 한 작가만을 꼽기는 어렵지만, 그중에서 헝가리 작가인 일로나 케세루(Ilona Keserü)작가의 경우, 처음 그녀의 작품을 본 순간 사랑에 빠졌죠. 그 뿐만 아니라 체코 작가인 클라라 호스네드로바(Klára Hosnedlova)도 좋아합니다. 유명 작가로는 마르코 로스코(Mark Rothko),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등 10대부터 그들의 작품을 접하며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죠.
Q. 앞으로 어떤 작가를 주목하나요?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구매하지 못하더라도 이후 더 나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며 아티스트 자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2년 홍콩바젤, 아트센트럴에 참가할 당시, 고인이 된 헝가리의 기하학 예술의 선구자 지젤라 라코지(Gizella Rákóczy)와 멀티미디어 설치 작가인 마르통 네메스(Márton Nemes)의 멀티미디어 설치물인 ‘Police Party 22’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죠.
이외 관심을 갖고 있는 아티스트로는 다니엘 코레아 메히아(Daniel Correa Mejía), 렌츠 게르크(Lenz Geerk), 제나 그립본(Jenna Gribbon), 시몬 한타(Simon Hantaï)등의 작가들에게 흥미를 갖고 그들의 작품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 컬렉션은 주로 60년대 이후, 중부 동유럽 예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저는 작품들이 담고 있는 원초적 에너지를 좋아하고, 이러한 에너지가 다른 나라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저는 강렬하면서도 내면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선호하죠. 앞으로도 주목 받지 못한 아티스트를 아시아에 알리기 위해 더욱 지지할 것입니다.
Double Q에서 전시된 Márton Nemes의 작업. 이미지 제공 : Márton Nemes
클라우스 부쉬 리스비그(Claus Busch Risvig)의 모습, Photo: Mark Trip
덴마크에 거주하는 클라우스 부쉬 리스비그(Claus Busch Risvig)는 약혼녀를 통해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24세부터 작품 컬렉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 컬렉션에 열을 올리며 현재는 무려 35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의 화려한 컬렉션은 덴마크에서 2회의 전시회를 통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삶을 살아감에 있어 보다 폭넓은 관점을 갖게 되었고,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고 말하는 그는 컬렉터로서 자신만의 남다른 철학과 신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덴마크 실케보르에 위치한 벡 리스비그 Bech Risvig Collection의 설치 전경. 이브 기어슨 & 라세 토르스트 Ib Geertsen & Lasse Thorst © Bech Risvig Collection
Q. 작품 컬렉팅을 시작할 때의 팁은 무엇일까요?
밖에 나가서 많은 예술품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급적 갤러리와 미술관의 전시에 직접 참석하고, 미술사에 관한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예술을 좋아하는지 취향을 찾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컬렉션 할 작품을 결정하는 데에 보다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신이 선호하는 작가들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 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스스로 경험하고 공부하며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나 알려진 컬렉션이 있는지를 알아보며 작품의 가치를 파악해 구입에 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미술품 컬렉팅과 차세대 컬렉터들을 위한 조언이 있나요?
앞으로 더 많은 영 컬렉터들이 작품, 작가들을 직접 경험하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교육적으로도 훌륭한 길잡이가 되길 희망합니다. 저는 또한 미술 시장의 투기적인 부분도 줄어들길 바랍니다. 컬렉터가 투자를 통해 빨리 돈을 벌고자 할 때, 되려 작가들의 경력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돈이 아닌, 예술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투자하는 컬렉터들이 증가하길 바랍니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지식만 있다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자신만의 훌륭한 컬렉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영 컬렉터들이 알아주길 바랍니다.
디지털 아트 컬렉터: 파블로 로드리게즈-프레일 & 데지레 카소니(Pablo Rodríguez-Fraile and Desiree Casoni)
건축가 ‘파블로 로드리게즈-프레일’, 인테리어 디자이너 ‘데시레 카소니’의 모습 ©Pablo Rodríguez-Fraile and Desiree Casoni
건축가인 파블로 로드리게즈-프레일(Pablo Rodríguez-Fraile and Desiree Casoni)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아내 데시레 카소니와 함께 가장 영향력 있는 NFT 수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드리게즈-프레일은 블록체인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수학자 및 경제학자로서의 교육을 받았으며, 그의 아내 카소니는 건축가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경험을 하며 예술 현장을 직접 탐구했기에, 디지털 아트를 컬렉팅하는 그들의 안목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2011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아트 컬렉션 중 하나인 RF.C Art 컬렉션을 직접 출시하면서 토큰화된 그들의 수집품을 대중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2023년 3월 뉴욕의 비너스 오버 맨하탄 갤러리(Venus Over Manhattan Gallery)에서 <디지털을 넘어서(Beyond Digital)>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개최하여 “비플(Beeple), 박(Pak), 레픽 아나돌(Refik Anadol)” 등 잘 알려진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공개해 디지털 영역과 물리적 영역을 보다 가깝게 연결하고자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Venus Over Manhattan 갤러리 전시전경 © Venus Over Manhattan Gallery
Q. 가장 처음 산 작품과 가장 최근 구입한 작품은 무엇이고, 주로 어디서 작품을 구입하나요?
첫 번째로 컬렉팅한 작품은 아내를 처음 사귀기 시작했을 때 아내에게 선물한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작가 박(Pak)을 처음 알게 되며, 수 천 달러를 지불하고 처음 컬렉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현재까지도 다양한 작품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입한 작품으로는 스페인 작가인 안드레스 라이징거(Andrés Reisinger)의 ‘겨울 소파’라는 작품입니다. 해당 작품은 디지털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실존하는 소파와 함께했을 때 진정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이 되는 작품입니다. 전통과 새로움, 아날로그와 디지털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이죠.
안드레 레이싱어(Andrés Reisinger), 겨울 소파 © Pablo Rodríguez-Fraile & Desiree Casoni
저는 보통 어디에서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에게 직접 구입하거나, 작가가 소속된 갤러리에서 구입하거나 한 작품만을 구매하는 경우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구입하는 편입니다.
디지털 상에서는 Aorist, TRLAb 과 같은 NFT 플랫폼에서 구매하고 있고, 아트 딜러인 아담 린데만(Adam Lindemann)과 비너스 오버 맨하탄 갤러리(Venus Over Manhattan Gallery)를 선호하고 신뢰하고 있습니다.
Q. 작품 컬렉팅 시 어떤 부분을 가장 고려하나요?
아티스트와 일종의 장기적인 관계가 항상 필요하기 때문에 한 작품만 단독으로 구입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예술 후원자라고 여기며 작품 구매를 통해 예술가의 지속적 커리어를 지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도입을 통해 작업을 확장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한다고 믿습니다.
필자 최진경은 뉴욕시립대 헌터컬리지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학위 취득 후 뉴욕주립대 FIT에서 미술시장연구 분야로 석사를 취득하였다. 뉴욕 가고시안갤러리를 비롯해 뉴욕 소재의 갤러리 및 비영리 미술 기관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20여 회의 개인전 및 그룹전시회를 기획하였다. 현재 애틀랜타에서 아트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미술 현장에서의 실무경험과 시장조사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 홍보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