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REVIEW
2023
FRIEZE SEOUL · KIAF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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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슬 큐레이터
2023 프리즈X키아프 서울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9월 6일부터 시작해 9일에 폐막한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은 7만 명, 10일 폐막한 키아프 서울(Kiaf Seoul)은 8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프리즈가 서울에 첫 상륙을 하면서 관심이 몰리면서 키아프 서울이 다소 아쉬운 결과를 냈었다면, 올해 2023 키아프 서울은 작년보다 방문객이 15% 증가했는데요. 아시아 최고 미술 행사인 아트바젤 홍콩(2023)이 8만 6000여 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기록입니다.
Art Live: Frieze Seoul 2023 © FRIEZE Youtube
2022년 미술시장이 한껏 달아올랐던 것과 달리 2023년은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경제가 내리막길을 탔죠. 이로 인해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상반기 국내 미술 경매 거래액이 작년 상반기 대비 ‘반토막’이 되며 국내 미술시장에 대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컸습니다.
하지만 한국 미술시장 침체는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이번 아트페어에서 수많은 컬렉터가 작품을 사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세계 정상급 갤러리인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등의 화려한 라인업과 함께 각 갤러리 마다의 대표 작품을 앞세워 관람객을 맞이했습니다.
1.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주요 판매 결과
로즈 와일리(Rose Wylie), News Reader, amelioration, 183×147.5cm, 2022. © ROSE WYLIE, COURTESY THE ARTIST AND DAVID ZWIRNER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hardt), Bacterium Run, ACRYLIC AND SPRAY PAINT ON CANVAS, 243.8×304.8cm. 2023 © KATHERINE BERNHARDT, COURTESY THE ARTIST, DAVID ZWIRNER, AND CANADA
프리즈가 한국에 왔다면, 한국에 지점이 없는 해외 대형 갤러리가 선보이는 작가, 작품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겠죠?
데이비드 즈워너는 메가갤러리 답게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를 비롯해 캐서린 번하드(Katherine Bernahardt), 로즈 와일리(Rose Wylie) 등 전 세계의 블루칩 작가들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데이비드 즈워너에서 선보인 회화 작품은 약 3억 3,370만~7억 34만 원(25만~55만 달러)에 판매되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붉은 신의 호박. 2015. 사진출처: ARTiPIO
특히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의 ‘붉은 신의 호박’은 580만 달러(약 77억 원)에 판매되며, 이번 프리즈 최고가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프리즈는 수 백억원대에 달하는 대작은 없었지만, 전 세계 해외 컬렉터와 ‘영리치’, 중국인 컬렉터들이 대거 등장해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이 판매되었다는 평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미술 작품 판매와 경매 리포트를 보면, 아시아가 런던의 지위를 대체한 분위기예요.
특히 브렉시트(Brexit) 이후 유럽에서 런던의 역할이 축소된 것은 분명합니다.
지난 10년간 아시아 미술시장은 급격히 성장했죠.
저는 아시아 시장이 미국 시장에 근접한,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의 미술시장이라고 봅니다.”
–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디렉터 레오 쉬 (Leo Xu)-
박서보, Écriture No. 080616, 130x195cm, 2008. Sold. 이미지 출처: Frieze
국내 메가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다수 출품했는데요.
박서보의 작품은 약 7억 원대에 판매, 하종현의 ‘접합’은 3억 원대에 판매되었습니다. 리움미술관 개인전으로 돌아온 강서경 작품 2점, 양혜규, 함경아 작품 등 다수의 한국 작가들 작품을 판매하며 한국 미술시장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양혜규, Twelve Pyeongchang-gil Moisture – #2 YN25752, Aluminum venetian blind, powder-coated stainless steel frame, stainless steel kitchen sink, dish rack, sink drain cover, soap dispender, LED downlight, cable, zip ties, terminal strips, 89 cm x 48 cm x 22 cm, Edition 2 of 2, 2022. Sold. 이미지 출처: Frieze
함경아, Needling Whisper, Needle Country / SMS Series in Camouflage / Imagine C 01-01-01, North Korean hand embroidery, silk threads on cotton, middle man, smuggling, bribe, tension, anxiety, censorship, ideology, wooden frame, approx. 1000hrs/1person, 144x146cm, 2014. Sold. 이미지 출처: Frieze
프리즈 서울이 발표한 행사 결산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형 갤러리인 학고재 갤러리의 변월룡과 하인두 작품은 각각 1억 원에 판매되었습니다. 또한 김현식, 김재용, 강요배의 작품도 다수 판매되었고, 특히 한지 위에 파피에 콜레(Papier collé)기법을 활용해 달동네 판자촌을 그려 한국만의 정서를 담은 정영주 작가의 그림이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학고재 우정우 실장은 “학고재는 10년째 키아프에 참가하고 있는데, 올해 키아프는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질적으로나 관람객 수에서 성장한 것을 느낍니다. 올해는 15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는데, 학고재는 계속해서 국내 아티스트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관람객들 역시 국내 작가를 지속적으로 조명하는 점이 좋았다는 평을 해주셨습니다.”라고 전하기도 할만큼 국내 대형갤러리로서의 저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강요배, 비파담, Acrylic on canvas, 97×145 cm, 1999. Sold. 이미지 출처: Frieze
변월룡, Old Man Reading While Holding a Tobacco Pipe, Oil on canvas, 45×59.5cm, 1987. Sold. 이미지 출처: Frieze
하인두, Dense Door, Oil on canvas, 117x91cm, 1978. Sold.이미지 출처: Frieze
이외에도 눈여겨볼 만한 갤러리로 지목되었던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Robilant+Voena)는 2004년 런던에서 시작해 밀라노, 생모리츠, 파리, 뉴욕에 지점을 내며 성장하고 있는 갤러리입니다. 특히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는 고대부터 20세기까지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전시하는 프리즈 마스터즈(Frieze Masters)에 걸맞는 마스터급의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마치 세계 유명 미술관을 연상캐하는 고퀄리티 작품들 덕에 관람객들이 줄지어 작품을 감상할 만큼 부스 안은 열기로 가득했는데요.
제프 쿤스(Jeff Koons), GAZING BALL (CENTAUR AND LAPITH MAIDEN), Edition: 1 of 3 plus 1 Artist Proof. 이미지 출처: Frieze
특히 부스 입구에 높이가 3m에 육박하는 ‘게이징 볼(Gazing Ball)’ 작품은 전시장 전면에 배치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해당 작품은 바로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 작품으로, 그리스로마 조각의 복제상에 푸른색 볼을 부착한 <게이징 볼(Gazing Ball) 시리즈>이죠. 해당 작품은 360만 달러(약 48억 6000만 원)로 소개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에는 13억 원대의 피카소(Pablo Picasso)의 드로잉, 28억 대의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회화 등 진귀한 작품을 선보이며 퀄리티 높은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안드레아 바카로(Andrea Vaccaro),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든 유디트(Judith with the Head of Holofernes), Oil on canvas, c.1620s. 사진 출처: ARTiPIO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화가 안드레아 바카로(Andrea Vaccaro)의 17세기 작품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든 유디트(Judith with the Head of Holofernes)’는 구약성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전시했는데요. 어두운 배경을 뒤로 한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과 자세가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대담하고 과감한 바카로만의 표현기법을 보여줍니다.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Pulple to Brandy Wine’(2020) 125 x 125 x 15.5cm, PURPLE TO BRANDY WINE, 2020, STAINLESS STEEL AND LACQUER © ANISH KAPOOR, COURTESY LISSON GALLERY
그 외 다양한 갤러리에서도 작품 판매소식을 이어갔는데요. 1967년 런던에 설립된 리슨 갤러리(Lisson Gallery)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작품을 비롯해 미국 개념 미술을 유럽에 소개한 갤러리이기도 합니다. 이번 프리즈에서는 미국 작가인 스탠리 휘트니(Stanley Whitney)의 작품을 약 7억3300만 원(55만 달러)에 판매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는 지난해 한국에 앞장서 내세웠던 작가인 조지 콘도(George Condo)의 회화를 80만 달러(약 10억 7,000만 원), 폴 매카시(Paul McCarthy)의 조각 ‘미니’(Mini(2006-2008))작품을 57만 5,000달러(약 7억 7,000만 원)에 판매했습니다. 이어 스위스의 떠오르는 신예인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의 작품을 약 16억6775만원(125만 달러)에, 라시드 존슨(Rashid Johnson)의 회화 작품을 약 13억 원(97만5000달러)에 판매하며 명성에 걸맞게 화려한 성과를 냈습니다.
트레이시 에민 ‘Open Me Again’(2008) 36.2 x 139.6 6cm. © TRACEY EMIN. ALL RIGHTS RESERVED, DACS 2022, PHOTO © WHITE CUBE (THEO CHRISTELIS)
세계적인 갤러리 중 한 곳인 화이트 큐브(White Cube)는 런던, 홍콩, 파리, 웨스트 팜비치에 이어 9월, 화이트큐브 서울을 개관했는데요.
개관하자마자 프리즈 서울에 참가한 화이트큐브는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의 네온 작품 두 점을 약 1억 828만 원(6만 5000파운드), 박서보의 작품을 약 8억 3,100만 원(49만 9,000파운드), 미노루 노무타(Minoru Nomata)의 작품을 약 8,330만 원(5만 파운드), 라킵 쇼(Raqib Shaw)의 작품을 약 1억 5,000만 원(9만 파운드)에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기록한 갤러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판매 기록을 세우며, 프리즈 서울에 참여한 해외 갤러리들은 한국 미술 시장과 컬렉터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가고시안 갤러리 아시아 시니어 디렉터 닉 시무노비치는 “한국 컬렉터들의 식견이 대단히 높다. 한국 미술계는 분명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2. 키아프 서울(Kiaf Seoul) 주요 판매 결과
키아프 서울 2023 전시 전경 © Kiaf SEOUL 2023. Photos by Kiaf SEOUL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SEOUL.
프리즈에 이어 키아프에 참가한 갤러리도 순조로운 작품 판매 결과를 보였습니다. 총 20개국 210개 갤러리가 참가하여 지난해 대비 더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8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방문한 만큼, 그 결과 또한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Staccato Refractions, 2019-2020 © Ryan Gander, Lisson Gallery
갤러리현대는 프리즈마스터즈에서는 이성자 작가의 솔로 부스를, 키아프에서는 영국 개념 미술작가 라이언 갠더(Ryan Gander) 작품으로 부스를 선보였는데요. 라이언 갠더 작품 3점을 모두 1억 원대에 판매했으며, 또 다른 작품 2점은 8,000만 원대에, 초소형 조각 작품 2점은 각각 5,000만 원대에 판매하며 높은 판매율을 보였습니다.
“갤러리현대는 Kiaf SEOUL 2023에서
라이언 갠더의 개인전 《The Origins of Choice》를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수많은 해외 미술계 관계자와 컬렉터가
키아프를 찾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에디션이었습니다.
라이언 갠더의 실험적이며 위트 넘치는 개념적 작품의 문의도 많았으며, 세일즈도 성공적이었습니다.”
–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 –
키아프 서울 2023에 참가한 국제갤러리 부스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뒷모습 © Kiaf SEOUL 2023. Photos by Kiaf SEOUL Operating committee. Courtesy of Kiaf SEOUL.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단독 부스를 마련해 3m 크기의 초대형 신작 회화 작품을 3억 원에 판매했고, 이외에도 대부분의 회화 작품이 모두 판매되었습니다.
박서보, 묘법 No.941120, 1994, Mixed media with korean paper on canvas, 130.5x162cm ©PARKRYUSOOK GALLERY, PARKSEOBO
박여숙 화랑에서는 권대섭, 박서보, 김태호, 정상화 4인전 <침묵의 소리>전시로 구성된 부스를 준비했는데요. 키아프 개막 첫날 박서보의 ‘묘법’을 약 5억 원에 판매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조현화랑은 이배, 김종학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배의 불로부터 19f 작품은 2억원 후반대로 첫날 판매 되며 국내 블루칩 작가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배, 불로부터 19f, 캔버스에 숯, 227x182cm, 2003.ⓒ JOHYUN GALLERY
접근성이 좋은 소형 작품들을 다양하게 출품하여 신진 작가들을 다수 포진시킨 신생 갤러리들의 활약도 돋보였습니다. ‘‘젊은 작가’, ‘신진 작가’, ‘소품’들이 대거 출품하며, 젊은 컬렉터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신진 갤러리 옵스큐라는 VIP 오프닝 당일 배병우 작가의 작품이 약 2억 원 가량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갤러리BHAK에서도 신진작가인 보 킴, 순재 작가의 작품이 판매되었으며, 갤러리 이길이구가 선보인 1991년생 작가 권하나의 300만원대 작품 10점도 모두 새로운 주인을 찾아갔습니다.
작년의 ‘프리즈 쏠림’ 현상과 달리, 올해 프리즈, 키아프 두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갤러리들의 작가, 작품의 구성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여 작년보다 수준 높은 구성이 돋보였는데요. 특히 국내 갤러리들은 해외 갤러리들 속에서도 한국의 원로, 중견 작가의 작품을 재조명하며 K-Art를 알리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_키아프 서울(Kiaf SEOUL)·프리즈 서울(Frieze Seoul) 2023 공동 기자간담회 사진출처: 키아프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MoMA),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LA카운티미술관(LACMA),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미술관 등 미국의 유명 미술관을 비롯해 영국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과 일본의 모리 미술관, 홍콩의 엠플러스(M+) 미술관 등 세계 90여개 주요 미술관·기관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한국 미술시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서울 전체에서 엄청난 성원과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며, “이러한 관심들로부터 비롯되어 주요 해외 갤러리는 물론 새롭게 참여한 갤러리들의 매출 달성으로 이어졌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이처럼 2022년의 첫 시작에 이어 2023년 프리즈x키아프의 ‘두 번째 동행’을 통해 한국 미술시장의 저력과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한 만큼, 아시아 미술시장의 새로운 거점으로서의 성장하는 서울의 모습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요?
필자 김새슬은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상하이 대학 미술학부에서 예술학이론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상하이파워롱뮤지엄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근무하였으며, 미술경제와 미술산업에 대해 고민하며 글을 쓴다. 현재 롯데백화점 아트컨텐츠실에서 근무하며 아트페어와 전시기획 등을 담당하고 있다.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