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MARKET
2023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국내 경매 화제작 & 상반기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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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슬 큐레이터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2023 상반기 미술 경매시장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행한 <2023년 상반기 미술시장 결산 분석 리포트>를 기반으로 그간 국내에서 펼쳐진 상반기의 미술시장 동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의하면 총 10개 경매사에서 145회에 걸쳐 진행된 경매작을 중심으로 출품된 작품은 14,683점으로 그 중 7,426점이 낙찰되어 50.6%의 낙찰률을 기록했고, 낙찰 총액은 약 800억 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는 전년 2022년 하반기 경매 낙찰총액 888억에 비해, 9.9%감소한 수치로 다소 아쉬운 시장세의 모습을 띄었는데요.
2023년 상반기 낙찰가 TOP 10 (단위 : 백만 원)
순위 | 작품명 | 작가 | 낙찰가 | 경매정보 |
---|---|---|---|---|
1 | 백자청화오조룡문호 | - | 7,000 | [마이아트옥션] 제48회 마이아트옥션 경매 |
2 | Infinity-Nets Green (TTZO) | 쿠사마 야요이 | 2,500 | [서울옥션] 제34회 Hong Kong Sale |
3 | 북서풍 30-VIII-65 | 김환기 | 1,500 | [케이옥션] 2023년 1월 18일 메이저 경매 |
4 | 조응 | 이우환 | 1,300 | [케이옥션] 2023년 3월 29일 메이저 경매 |
5 | Work | 유영국 | 1,070 | [서울옥션] 제34회 Hong Kong Sale |
6 | 백자사각병 | - | 1,040 | [마이아트옥션] 제47회 마이아트옥션 경매 |
7 | Work | 유영국 | 1,000 | [케이옥션] 2023년 6월 28일 메이저 라이브 경매 |
8 | Dialogue | 이우환 | 900 | [서울옥션] 제173회 미술품 경매 |
9 | 무제 | 김환기 | 800 | [서울옥션] 제172회 미술품 경매 |
10 | 선으로부터 No. 77072 | 이우환 | 700 | [케이옥션] 2023년 1월 18일 메이저 경매 |
출처 : (재)예술경영지원센터 2023년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 분석 리포트
2023년 상반기 최고가 낙찰 작품은 그간 주로 상위권을 독점하던 현대미술 작품이 아니라, 고미술을 전문으로 다루는 마이아트옥션 경매에서 선보인 작가 미상 ‘백자청화오조룡문호(-)’ 작품이었습니다.
해당 작품은 무려 70억 원에 낙찰되며 고미술 시장에 주목하게 되었는데요. 미술계에 따르면 5개의 발가락을 가진 용을 그려 넣은 백자호는 극히 드물어, 현전하는 작품 수는 전 세계적으로 10여 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놀라운 낙찰가와 함께 역사를 담고 있는 고미술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백자청화오조룡문호白磁靑畵五爪龍文壺, 高 56㎝ 口徑 19.5㎝ 底徑 20㎝, 낙찰가 70억 원. 제48회 메이저 옥션 l 조선의 최고급 백자, 백자청화오조룡문호 ⓒ 마이아트옥션 MYART AUCTION Youtube
2010년 12월부터 시작된 마이아트옥션은 옛것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하고, 고미술의 가치를 알리고자 시작된 우리나라 대표 고미술 전문 화랑입니다.
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 옥션으로도 유명세를 얻으며, 일반인들도 고미술 작품의 컬렉팅을 할 수 있음에 대해 환기시키며 점차 고미술시장의 파이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Infinity-Nets Green (TTZO), 194×130.3 cm(120), 2005 ⓒ Seoul Auction 제공
유영국, Work, oil on canvas, 162×133 cm(100), 1964, ⓒ Seoul Auction 제공
이어, 상반기 최고가 낙찰작 2위로는 서울옥션에서 쿠사마 야요이 ‘Infinity-Nets Green (TTZO)(2005)’ 작품이 25억을 낙찰을 기록했습니다.
3위로는 케이옥션에서 15억 원에 낙찰된 김환기 ‘북서풍 30-VIII-65(1965)’ 작품이 최고가 낙찰을 기록했습니다. 바로 뒤를 이어 케이옥션에서 이우환의 ‘조응(2000)’ 작품이 13억을 기록했고, 서울옥션에서 유영국 ‘Work(1965)’ 작품이 10.7억을 기록했습니다.
WALK THROUGH WITH THE SPECIALIST | 34th Hong Kong Sale ⓒ 서울옥션 Seoul Auction Youtube
특히, 쿠사마 야요이, 김환기, 이우환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경매 낙찰가 TOP 10에 등장할만큼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이기도 하죠.
이번 2023년 상반기 최고가 낙찰작 10위까지의 기록 중 이우환의 작품은 무려 3점(낙찰 총액 29억 원)이 순위를 차지하며, 유찰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10위까지의 낙찰 총액 178.1억 중 29억을 차지하며 16.3%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 상반기 작가별 경매 작품 낙찰총액 및 낙찰 작품 수의 순위를 살펴보면, 부동의 1위는 이우환으로 낙찰 총액 73억을 기록했으며, 거래된 작품 수량 또한 무려 68점의 거래되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침체된 경제상황 속 조정기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힘을 발휘하는 작가는 역시 ‘이우환’이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우환 작가의 모습 ⓒ Lee Ufan Arles
월별로 낙찰률 및 낙찰 총액의 편차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3월의 경매 낙찰률이 54.3%로 가장 높았고, 낙찰 총액은 235억을 기록한 5월이 가장 높은 거래량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지난 5년간 상반기 미술품 경매 낙찰률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고, 낙찰 총액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여, 침체된 경제 상황 속 미술시장의 주춤하는 움직임을 여실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소극적인 시장참여율은 낙찰된 작품 낙찰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작품 가격대별 거래된 낙찰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500만 원 미만의 작품의 거래율이 증가한 반면, 500만 원 이상의 작품의 거래가는 다소 감소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2021년 상반기 이후부터 500만 원 미만의 작품의 거래량이 증가되는 추이를 살펴봤을 때, 경제 침체로 인해 시장세가 기울지만, 되려 부담 없는 소액 미술 작품을 컬렉팅하는 시장 참여자들은 늘어나는 추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Blindspot Gallery, Art Basel in Hong Kong (27–29 May 2022), Courtesy of Ocula, Photo: Anakin Yeung
특히 올해 상반기 흥미로운 결과는 최고가 낙찰 작품에 이어 경매사별 낙찰 현황에서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2차 경매시장의 양대산맥으로 익히 알려져 있던 미술시장계에 새로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경매사가 등장했죠.
바로 2023년 상반기 최고가 낙찰작을 선보인 고미술 경매시장의 대표주자인 ‘마이아트옥션’인데요. 마이아트옥션은 상반기 거래된 경매사 중, 가장 높은 낙찰률인 71.2%를 선보이며 급부상했습니다.
마이아트옥션 하우스 경매 진행 현장, ⓒ 마이아트옥션 제공
케이옥션의 경우 39.5%의 다소 아쉬운 낙찰률을 선보였으나, 낙찰 총액 기준으로는 케이옥션이 296.9억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 하반기에는 메이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91.3%의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2023년 하반기에는 전체 시장의 71.9%를 점유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는 새로운 옥션의 등장으로 인해 그간 2곳의 양대 체제를 깨고 고미술 영역의 확장 및 작품 컬렉팅의 다양성, 미술거래 2차 시장의 확장을 위한 건강한 변화가 아닐까 합니다.
2023년 하반기에는 코로나 펜데믹 종식 이후, 9월 한국 미술시장의 제일 큰 아트페어인 프리즈.키아프 서울이 성대하게 동시 개최했던 만큼, 상반기의 아쉬운 결과를 넘어서 하반기의 보다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됩니다.
미술에 빠진 대한민국, 2023 미술주간(Korea Art Week 2023) ⓒ 예술경영지원센터(KAMS) Youtube
필자 김새슬은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상하이 대학 미술학부에서 예술학이론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상하이파워롱뮤지엄과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근무했으며, 미술경제와 미술산업에 대해 고민하며 글을 쓴다. 현재 롯데백화점 아트컨텐츠실에서 근무하며 아트페어와 전시기획 등을 담당하고 있다.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