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GALLERY
The Paradox of Proximity
Lee Seung Jo · Agostino Bonalumi
이승조 ·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Kukje Gallery · Mazzoleni London
VENUE
ARTIST
DATE
OCT 11 - NOV 30, 2023
영국 런던 마졸레니 갤러리가 2023년 10월 1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이승조(1941-1990)와 아고스티노 보날루미Agostino Bonalumi(1935-2013)의 2인전 《근접성의 역설The Paradox of Proximity》을 개최한다.
두 모더니즘 거장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와 마졸레니 갤러리, 그리고 이승조 유족과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아카이브의 협업으로 진행되며, 이탈리아의 저자이자 미술 평론가, 큐레이터인 마르코 스코티니Marco Scotini가 기획하였다.
이승조, 핵 C, 1976, Oil on canvas, 116 x 91 cm, Courtesy of artist’s estate and Kukje Galle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Bianco, 1975, Shaped canvas and vinyl tempera, 70 x 60 cm, Courtesy of Mazzoleni, London – Tori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한국의 기하추상을 선도한 이승조는 파이프를 연상시키는 원기둥 모티프를 근간으로 시각성의 관념에 도전하며 한국적 모더니즘을 구축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이러한 이승조의 〈핵〉 시리즈와 함께 아고스티노 보날루미의 ‘엑스트로플렉션extroflexions’ 작업이 전시된다.
단색조의 캔버스를 활용해 새로운 공간의 차원을 탐색한 보날루미의 작품은 각 캔버스를 구성하는 색에 따라 이름 붙여진다. 이번 2인전은 보날루미의 〈비앙코Bianco〉(1973)를 비롯한 일련의 백색 작품과 이승조의 〈핵 73-18〉(1973)과 같은 짙은 회색 및 흑색 작품을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두 작가의 작업 양상을 아우르는 ‘단색’이라는 주제를 조명한다.
23.10.11 – 11.30 마졸레니 갤러리 이승조와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2인전 《근접성의 역설》 설치전경, 사진: Todd-White Art Photography, Lond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근접성의 역설》전은 지난 2016년 독일 뮌헨의 하우스 데어 쿤스트에서 열린 획기적 전시 《전후: 태평양과 대서 양 사이의 예술, 1945-1965》로부터 영감 받아, 미술사의 영역을 서반구 너머로 확장하고자 하는 중요한 시도를 구체화한다. 당시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가 기획한 이 전시는 개인, 문화 네트워크, 예술적 체제, 나아가 이들 간의 관계를 다양한 맥락에서 구조화해야 할 당위성을 시사했다. 이는 머지않아 현대미술의 주요 사안으로 자리매김했고, 나아가 미술계 내 대안적, 병렬적, 비균일적인 모더니티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촉발했다.
23.10.11 – 11.30 마졸레니 갤러리 이승조와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2인전 《근접성의 역설》 설치전경, 사진: Todd-White Art Photography, Lond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2인전은 이탈리아의 아고스티노 보날루미와 한국의 이승조라는 두 거장의 작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함으로써 1960-70년대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이어지는 예술적 지평을 조망한다. 서로 다른 문화적, 사상적 배경을 지닌 두 작가는 캔버스의 평면성을 거부하고 단색조를 활용해 앵포르멜 표현주의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긴밀히 맞닿아 있다.
이승조의 파이프 형상은 반복적이고 율동적이면서도 강박적인 경향을 드러내는 한편, 보날루미의 ‘엑스트로플렉션(외굴곡)’ 모티프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리해 골이 새겨진 효과 내지는 셔터가 닫힌 듯한 형태를 띤다. 이렇듯 전시 제목 《근접성의 역설》은 서로 간의 시공간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면에서 공명하는 두 작가의 역설적인 관계에 주목한다.
23.10.11 – 11.30 마졸레니 갤러리 이승조와 아고스티노 보날루미 2인전 《근접성의 역설》 설치전경, 사진: Todd-White Art Photography, London,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전시는 전후(戰後) 이탈리아의 실험적 미술과 한국 초기 기하추상의 흥미로운 유사성을 강조한다. 마졸레니와 국제갤러리는 이러한 협력을 기반으로 오는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런던에서 열리는 ‘프리즈 마스터스’의 공동 부스를 기획함으로써 한국 미술과 이탈리아 미술을 잇는 연결고리와 공통된 주제를 폭넓게 탐구하고, 관람객과 컬렉터 모두가 이 두 나라의 문화적 융합을 목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 Kukje Gallery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