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MARKET
한국에 상륙한 해외 갤러리 #1
두아르트 스퀘이라 · 화이트 큐브
ARTiPIO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해외 곳곳의 대형 갤러리들이 ‘서울’을 주목하고 있죠. 이미 하나, 둘 알게 모르게 메가 갤러리(Mega-Gallery)들이 자리 잡기 시작한 서울!
페이스, 리만 머핀, 화이트 스톤, 타데우스 로팍, 페로탕, 페레스 프로젝트, 두아르트 스퀘이라, 화이트 큐브까지 한국에 자리매김 하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언제든 찾아가 볼 수 있는 해외의 대형 갤러리들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볼까요?
먼저 소개하는 갤러리는 포르투갈 베이스의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Duarte Sequeira Seoul)과 영국 런던 베이스의 화이트 큐브 서울(White Cube Seoul)입니다.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 외관 전경, 사진 제공: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세에 관심을 가진 포르투갈의 대형 갤러리, 두아르트 스퀘이라(Duarte Sequeira)는 2022년 9월 한국에 자리 잡았습니다. 부친인 갤러리스트 마리오 스퀘이라(Mario Sequeira)의 2세인 두아르트 스퀘이라가 디렉터로서 부친의 유업을 이어받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2019년 새롭게 개관했는데요.
포르투갈 브라가에 있는 두아르트 스퀘이라 갤러리 외관 전경, 사진 제공: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
포르투갈 북부 브라가(Braga)에 위치한 본점에는 앤디 워홀, 알렉스 카츠, 우고 론디노네, 안토니 곰리, 안젤름 키퍼 등 유명 작가들과 25년 이상 협업해온 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약 300평 이상의 규모로 조각 공원까지 보유해 광활한 경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처음 부산에서 개최되는 아트페어인 아트부산에 참여하며 연을 맺은 뒤, 한국 아트페어에서 지속적으로 유럽 및 포르투갈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왔는데요. 디렉터 두아르트 스퀘이라는 갤러리가 지니고 있는 방향성과 영 컬렉터 유입이 집중되는 한국 미술시장의 흐름이 잘 맞았기에 서울에 분점을 냈다고 합니다.
Duarte Sequeira(Portugal) Exhibition Intallation View, Tom Howe<Whispering Raindrops Of The Hologram Forest>, ⓒ Artist and Duarte Sequeira
두아르트 스퀘이라의 기존 소속 작가들은 회화부터 조각, 설치, 비디오,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언어와 매체를 구사해 폭넓은 활동을 선보이기에 한국 시장에서는 보다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렇듯 포르투갈 베이스의 두아르트 스퀘이라만의 감성을 담아 색다른 픽(Pick)을 하는 이들이 신진 작가를 후원하고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소속 작가를 지원하는 데에 집중하기에, 앞으로 선보일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 미술시장에서 선보일 두아르트 스퀘이라의 행보를 통해 포르투갈과 한국 미술시장의 연결 지점을 새로이 모색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국 베이스의 메가 갤러리인 화이트 큐브가 홍콩에 이어, 아시아의 2번째 지점으로 ‘서울’을 선택했습니다. 1993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화이트 큐브는 현재 런던 2곳,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웨스트 팜비치, 홍콩에 지점을 두고 세계 5대 갤러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7번째 지점으로 선택한 2023년 9월, 한국 분점 설립은 큰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는데요.
White Cube CEO 제이 조플링(Jay Jopling, b.1963)의 모습, 사진 출처 : White Cube
화이트 큐브(White Cube)는 통상 설립자의 이름을 따르는 관례를 떠나, 사방이 하얗게 둘러싸인 전시 공간을 뜻하는 일반 명사로, 현대 미술에 방점을 두고 기존과는 다르게 갤러리를 운영하겠다는 대표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화이트 큐브의 정체성은 무엇보다도 젊고 새로운 아티스트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제이 조플링 대표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이튼 칼리지와 에든버러 대학에서 영문학, 미술사를 공부한 젊은 기획자이자 아트 딜러였던 30세의 제이 조플링이 설립한 화이트큐브는 yBa(young British artists)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며 메가 갤러리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화이트큐브 서울의 외관 모습, 사진 출처 : 화이트 큐브
그간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마크 퀸, 안젤름 키퍼, 게오르그 바젤리츠, 안토니 곰리, 박서보 등 60여 명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단색화의 거장인 박서보의 경우, 2017년 런던 메이슨 야드(Mason’s Yard), 2021년 버몬지(Bermondsey) 지점에서 개인전을 열며 꾸준히 소개되고 있으며, 2024년 화이트큐브 뉴욕에서도 개인전이 개최될 예정입니다.
23.09.15 – 12.21, 화이트 큐브 개관전《영혼의 형상》, 이미지 제공 : 화이트 큐브
9월에 시작된 첫 개관전은 한국 미술시장에 선보이고자 하는 화이트 큐브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기에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7인의 여성 아티스트들을 앞세운 이번 개관전《영혼의 형상 (The Embodied Spirit)》은 역시 화이트 큐브의 초심을 엿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Lee Jinju, Clearly revealed 2023, Powdered pigment, Leejeongbae Black, animal skin glue and water on unbleached cotton, 88.7×65.6cm
Katharina Fritsch, Hand, 2020, Plaster and acrylic paint Edition 9 of 16, 4.8×11.8×17.5cm
중견 아티스트와 신예 작가로 어우러진 이번 전시에는 새롭게 발굴한 한국 작가 이진주까지 포함되어 생소한 7인의 작가들의 작품이 모두 ‘인체’와 관련된 모티프를 두고 유기적으로 어우러집니다. 철학과 형이상학, 인간 행동의 동기를 탐구하며 인간 존재의 신비를 파헤치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개관전 이후로도 끊임없는 신진작가 발굴을 통해 작가와 함께 성장할 화이트 큐브 서울의 큐레이션이 기대됩니다.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