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MARKET
한국에 상륙한 해외 갤러리 #2
페로탕 · 글래드스톤
VENUE
DATE
NOV 20, 2023
CONTRIBUTOR
ARTiPIO Editorial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세에 걸맞게 해외 갤러리의 아시아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겁습니다. 한국 진출을 한 수많은 글로벌 갤러리가 ‘서울’ 곳곳에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언제든 찾아가 볼 수 있는 해외 갤러리들에 대해 하나 하나 알아 가볼까요?
지난번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Duarte Sequeira Seoul)과 화이트 큐브 서울(White Cube Seoul)에 이어, 이번에 소개하는 갤러리는 프랑스 파리 베이스의 페로탕 서울(Perrotin Seoul)과 미국 뉴욕 베이스의 글래드스톤 갤러리 서울(Gladstone Gallery Seoul)입니다.
프랑스계 글로벌 갤러리인 페로탕(Perrotin)은 1989년 파리의 유명 아트딜러인 엠마누엘 페로탕(Emmanuel Perrotin)이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을 시작으로, 파리(3곳), 뉴욕, LA, 라스베가스, 홍콩, 상해, 도쿄, 두바이, 서울까지 7개의 도시에서 총 11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페로탕 서울(도산파크) 외관의 모습, The Facade of Perrotin Dosan Park in Seoul, Korea. Photo Yongkwan Kim. Courtesy of Perrotin
한국에 정식으로 진출한 첫 번째 해외 갤러리인 페로탕은 2016년 4월 일찍이 삼청동에 자리 잡았죠. 기존에는 삼청동에 갤러리와 미술관이 집중되었다면, 점차 강남 중심부로 넓어지는 추세에 맞춰 페로탕 서울도 움직였습니다. 최근 2023년 8월 강남의 중심부 도산공원으로 터전을 옮긴 것이죠.
도산공원 인근에는 호림아트센터, 송은 아트스페이스, 대형 경매회사, 각종 글로벌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등 각종 문화예술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기에 이전보다 더욱 상호보완적인 위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다양한 작가와 프로그램을 국내외로 소개하고, 새로운 아트커뮤니티로서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자 한 페로탕의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페로탕 설립자 엠마누엘 페로탕(Emmanuel Perrotin)의 모습, Photo: Tanguy Beurdeley
페로탕은 배경, 연령, 인종, 성 정체성, 민족성, 취향, 관점 등 모든 면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페로탕의 정체성 그 자체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기에 페로탕의 새로운 변화에 걸맞게 지속해서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국내로는 해외의 새로운 작가를 선보인다면, 해외에서는 박서보, 이배, 정창섭, 심문섭 등 우리나라의 작가들을 꾸준히 알리고 있습니다.
“내 취향은 일관되게 절충적이며 갤러리는 결코 단일 움직임, 매체, 세대 또는 미학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대륙에 여러 공간을 개설함으로써 수십 년 동안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충실하면서도, 젊은 현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 할 수 있었습니다.”
– Emmanuel Perrotin-
PARK SEO-BO, <ECRITURE>, SOLO SHOW, CURATED BY KIM YONGDAE, NOVEMBER 6, 2014 – DECEMBER 20, 2014, Perrotin PARIS ⓒ Perrotin
SHIM MOON-SEUP, <A SCENERY OF TIME>, SOLO SHOW, DECEMBER 9, 2022 – JANUARY 20, 2023, Perrotin Hong Kong ⓒ Perrotin
2014년 파리 지점에서 박서보 개인전, 2015년 정창섭 개인전을 통해 한국 미술 작가들을 유럽에 소개하기 시작했고, 최근 2022년 11월에는 상해 지점에서 이배 작가의 개인전 《먹의 숨결(Souffle d’Encre)》을 개최하기도 했죠. 심문섭의 경우, 2022년 12월 홍콩 지점에서 개최한 《시간의 풍경(a Scenery of Time)》 개인전에 이어, 2023년 11월 파리 지점에서도 《SHIM MOON-SEUP》 개인전이 진행됐습니다.
이처럼 한국 작가에 대한 페로탕의 꾸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페로탕과 함께 성장하는 한국 작가들과 페로탕 서울을 통해 국내에 소개될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LEE BAE, <SOUFFLE D’ENCRE> SOLO SHOW, NOVEMBER 4 – DECEMBER 17, 2022, Perrotin Shanghai, Photo: Mengqi Bao. Courtesy Perrotin.
40년 전통을 이어온 뉴욕 기반의 글래드스톤도 2022년 4월 아시아의 첫 지점으로서 서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구성된 블랙의 남다른 외관은 21번가 뉴욕의 글래드스톤의 외관을 그대로 차용해 글래드스톤만의 색을 확연히 느껴볼 수 있습니다.
글래드스톤은 갤러리 오너 바바라 글래드스톤(Babara Galdstone)의 지휘 하에 1979년 뉴욕에서 첫 설립을 시작으로, 뉴욕(3곳), 브뤼셀, 서울, LA까지 4개의 도시에서 총 6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바라 글래드스톤은 미술사를 강의하다가 40대의 늦은 나이에 작게 갤러리를 시작해 남다른 이력을 보이며 아트 딜러, 영화 제작자로도 이름을 알린 바 있습니다. 현재는 알렉스 카츠, 우고 론디노네 등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하는 갤러리로 자리매김했답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의 오너 바바라 글래드스톤. © Sharon Lockhart, Courtesy Gladstone Gallery
또한 2020년에는 뉴욕 미술계의 거물인 게빈 브라운(Gavin Brown)이 이끄는 뉴욕, 로마에 갤러리를 두고 있던 게빈 브라운 엔터프라이즈(GBE/Gavin Brown Enterprises)와 합병해 보다 큰 확장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바바라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만큼, 그 성장세도 남다른 비결이 있습니다. 참신한 작가들이 전 세계 곳곳에 소개될 수 있도록 하는 글래드스톤만의 뛰어난 작가 발굴 능력이죠. 이렇듯 작가·작품의 세심한 관리와 함께, 숨어있는 보석 같은 작가를 발굴하는 심미안을 가진 글래드스톤이기에 그들이 선택하는 작가들에게 거는 기대도 역시나 높습니다.
프리즈 서울 2023(Frieze Seoul 2023)에 참가한 글래드스톤 갤러리 부스 전경. 관람객들이 아니카 이의 회화를 자세히 감상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12억 6,7000만 원에 판매된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 Off Season (Borealis), 1990, Tarnish on brass, 60 3/4 x 36 3/4 inches (154.3 x 93.3 cm). © Robert Rauschenberg Foundation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Courtesy of the Foundation and Gladstone Gallery. Photography by Ron Amstuz.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3에서도 글래드스톤 서울은 로버트 라우센버그, 우고 론디노네, 데이비드 살레, 매튜 바니, 알렉스 카츠, 필립 파레노 등 인기 작가로 무장해 컬렉터들의 발길을 이끌었는데요. 특히 글래드스톤은 우고 론디노네의 제1 전속화랑인 ‘마더(Mother)갤러리’인 만큼 페어 전면에 내세우며 함께 했습니다.
특히 이번 페어에서는 글래드스톤 서울의 저력을 확실히 확인해볼 수 있었는데요.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작품 ‘Off Season’은 한화 12억 6,000만 원(95만 달러)에, 알렉스 카츠의 회화 작품은 9억 9,000만 원(75만 달러) 등 다수의 작품들이 판매되어 개막 첫 날에만 무려 20억 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글래드스톤 서울에서 선보이는 전시로는 세계적인 설치 예술가인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개관전을 시작으로, 70여 년간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살아있는 거장인 알렉스 카츠(Alex Katz, b. 1927)의 전시를 선보여 주목 받았는데요. <알렉스 카츠>(2023)전의 경우, 9월의 서울 지점 전시에 이어, 뉴욕 지점에서 11월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게빈 브라운의 합류와 함께, 첫 아시아 지점인 서울로 확장까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글래드스톤의 무궁무진한 앞날이 기대됩니다.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