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MARKET
한국에 상륙한 해외 갤러리 #4
페이스 · 타데우스 로팍
VENUE
DATE
DEC 25, 2023
CONTRIBUTOR
ARTiPIO Editorial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세에 걸맞게 해외 갤러리의 아시아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겁습니다. 한국 진출을 한 수많은 글로벌 갤러리들이 ‘서울’ 곳곳에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언제든 찾아가 볼 수 있는 해외 갤러리들에 대해 알아 가볼까요?
지난 #1에서는 두아르트 스퀘이라 서울과 화이트 큐브 서울에 이어, #2에서는 페로탕 서울과 글래드스톤 갤러리 서울을, #3에서는 리만머핀, 화이트스톤을 소개했는데요.
이번 #4에서 소개하는 국내 상륙한 해외 갤러리는 미국 뉴욕 베이스의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와 오스트리아 베이스의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입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67
페이스 갤러리 서울 외관 전경. View of Osulloc Tea House x PACE Gallery Seoul © Courtesy Pace Gallery Seoul
미국 베이스의 페이스 갤러리는 1960년 22세의 나이의 아니 글림처(Arne Glimcher, b.1938)가 돌아가신 아버지 이름을 따서 페이스 이름으로 첫 갤러리를 설립했습니다. 창립 3년 만에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갤러리를 확장하고 현재까지 60여 년이 넘는 전통을 이어오며 세계 정상급 갤러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페이스는 설립 초기부터 추상 표현주의와 빛과 공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미국 전역에 아우르는 독보적인 갤러리로 성장했습니다.
페이스에 소속된 작가군 또한 화려합니다. 알렉산더 칼더, 장 뒤뷔페, 바바라 헵워스, 아그네스 마틴, 루이스 네벨슨, 마크 로스코 유족 및 재단과도 수십 년 간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페이스 갤러리 마크 글림처(Marc Glimcher, b.1963) 대표의 모습. Pace Gallery’s CEO Marc Glimcher. ⓒFINANCIAL TIMES
현재 마크 글림처 회장의 주도 하에 지속적으로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독창적인 작업을 전시하고, 각종 프로젝트, 공공 설치, 기관 간 협력, 500여 권에 이르는 출판물 등 각종 글로벌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페이스갤러리는 가고시안, 하우저 앤 워스, 데이비즈 즈워너, 화이트 큐브와 함께 세계 5대 갤러리 중 하나로서 뉴욕(2곳), 런던, 홍콩, 제네바, 로스엔젤레스, 서울, 도쿄(2024년 봄 개관 예정) 등 전 세계 8곳의 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징(2008년), 홍콩(2014년)에 이어 아시아의 3번째 지점으로 서울을 선택했는데요.
View of Osulloc Tea House x PACE Gallery Seoul © Courtesy Pace Gallery Seoul
2017년 3월 서울 이태원에 개관한 후, 지난해 5월 한남동으로 옮겨 전시 공간을 확장하고, 2022년에는 오설록과 협업해 탄생한 PACE x 오설록 티하우스의 새로운 공간으로 오픈을 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전시장 규모를 국내 화랑들 가운데 최대 규모로 확충하고 직원 수도 늘린 페이스 갤러리는 작품 감상뿐 아니라, 예술과 차 애호가를 위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서 특색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 페이스 갤러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예술 서적도 함께할 수 있기에,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역할까지 함께합니다.
Yoshitomo Nara’s Ceramic Works, 출처: Pace Gallery Youtube
페이스 갤러리는 최근 일본의 세계적인 대가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b.1959)의 개인전 《Yoshitomo Nara : Ceramic Works(23.09.05.-10.21.)》를 한국에서 10여 년 만에 개최하며, 새로운 세라믹 전시를 선보였는데요. 모든 작품을 완판하고 50억 원대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며, 최근 성공적으로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죠.
Pace Gallery 《Kohei Nawa : Cosmic Sensibility(23.11.22.-24.01.20.)》Intallation View, ⓒ Pace Gallery
현재 진행되는 전시로는 국제무대에서 각광받는 일본 작가 코헤이 나와(Kohei Nawa, b.1975)의 국내 첫 개인전 《Kohei Nawa : Cosmic Sensibility(23.11.22.-24.01.20.)》을 개최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회화, 조각 및 설치 작품 40여 점을 전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번 전시는 작가의 깊은 사유에 더불어 예술의 인식적, 감각적, 현상학적 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을 보여줍니다.
코헤이 나와의 트레이드 마크인 <PixCell>시리즈의 투명한 구 혹은 세포로 뒤덮힌 조각 작품들은 관람객의 인식을 변형시키고 왜곡시키면서도 마치 구슬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Spark>시리즈, <Rhythm>시리즈까지 각 시리즈마다의 신작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한남동에 나들이를 온다면 작품도 보고, 차도 마시고 일석이조의 문화예술 생활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 페이스 갤러리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22-1, 1, 2층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Seoul)은 1983년, 오스트리아 잘즈부르크(Salzburg)에서 23세의 나이에 타데우스 로팍 대표가 자신의 이름으로 설립했는데요. 유럽의 오스트리아 잘즈부르크(2곳), 프랑스 파리(2곳), 영국 런던까지 총 5개의 지점에 자리잡은 타데우스 로팍은 모두 그만의 이야기가 깃든 역사적 건축물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이건축 박주환 건축가가 설계한 타데우스 로팍 서울 포트힐 건물의 외관 전경 ⓒThaddaeus Ropac
이렇듯 유럽에서 주된 활동을 보이던 타데우스 로팍이 문을 연지 40여 년 만에 선택한 아시아의 첫 지점으로 서울을 선택했는데요. 지난 2021년 10월, 한남동에 자리를 잡은 타데우스 로팍은 서울 지점 역시, 박주환 건축가가 설계해 201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한 포트힐 건물 1-2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2021년 2층에 먼저 둥지를 튼 이후, 2023년 9월 1층까지 확장한 이번 공간의 실내는 양태오 디자이너가 총괄하며 전통과 현대를 교차하는 인테리어로 내부를 채웠는데요. 타데우스 로팍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한국 지점만의 느낌을 더한 섬세함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공간의 확장으로 인해 앞으로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더욱 풍부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도널드 저드 개인전 《Donald Judd(23.09.04.-11.04.)》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타데우스 로팍 Donald Judd Art © Judd Foundation/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요셉 보이스 개인전 《요셉 보이스 순간의 축적: 드로잉, 1950s-1980s (23.09.04.-11.04.)》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 타데우스 로팍
이러한 목적에 맞춰 확장 기념 개관전에서는 2층에서 미국 미술계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 도널드 저드(Donald Judd, b.1928-1994)의 1960년대 초기부터 30년에 걸친 작품의 전시를, 1층에서는 유럽의 개념미술을 새로이 확립하고 선구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b.1921-1986)의 전시를 선보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간 두 작가를 동일 선상에 전시해 개관전의 축배를 들기도 했습니다.
22.09.01.-10.22. Anselm Kiefer, Installation view, Wer jetzt kein Haus hat, baut sich keines mehr, 2022 118 laterite and straw bricks. 83 x 288 x 183 cm (32.68 x 113.39 x 72.05 in), Photo: Thaddaeus Ropac
이외에도 타데우스 로팍은 서울에 갤러리를 오픈한 이후 꾸준히 다양한 해외 작가를 국내에 소개해왔는데요. 서구와 남미, 아시아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며 국내 화랑들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개성 가득하면서도 저명한 작가들을 관리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안젤름 키퍼, 길버트 & 조지, 아드리안 게니, 앤터니 곰리, 로버트 롱고, 엘리자베스 페이턴, 다니엘 리히터 등 60여 명의 아티스트를 보유한 만큼, 보다 넓어진 공간에서 큐레이팅 될 전시들이 상당히 기대됩니다.
참고 : 타데우스 로팍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