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MUSEUM
이동기 vs. 강상우
Dongi Lee · Sangwoo Kang
이동기 · 강상우
SeMA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023 타이틀 매치 《이동기 vs. 강상우》를 11월 23일(목)부터 2024년 3월 31일(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한다.
2023 타이틀 매치는 북서울미술관 대표 연례전 타이틀 매치의 10주년을 맞아 여러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대중매체 이미지를 작품에 활용하는 이동기, 강상우 작가를 초대하였다.
이동기, 가상정신병, 2019, 캔버스에 아크릴릭, 100×100cm
이동기 작가의 아토마우스는 아톰(Astro Boy)의 머리와 미키마우스(Mickey Mouse)의 얼굴을 결합한 한국 미술계의 특별한 캐릭터로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이질적인 것들의 혼성이라는 사회적 무의식을 포착하고, 미술의 위계와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져온 작가의 오랜 실험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강상우, 몽실통통 1, 2015, 석분 점토, 종이 판지에 오일, 색 목탄, 목재, 스티로폼, 스틸, 230×160×40cm, OCI 미술관 소장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대중매체 이미지를 소재로 작업하는 강상우 작가의 작품은 광고, 만화, 영화, 뮤직비디오, 꿈을 오가며 작가가 건져 올린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를 알고 있는 세대들에게는 공감을, 이를 모르는 세대들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23.11.23. – 24.03.31. 2023 타이틀 매치《이동기 vs. 강상우》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다른 한편으로, 2023 타이틀 매치는 진지한 실험과 위트있는 태도로 대중매체에서 발생한 조형과 무의식, 사회적 현상을 탐구해 온 한국적 팝아트를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23.11.23. – 24.03.31. 2023 타이틀 매치《이동기 vs. 강상우》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23 타이틀 매치는 대중매체 이미지를 차용하되 ‘차용한 것을 차용’하거나 ‘하찮고 연약한 뒷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우리를 둘러싼 스펙터클을 재구성하는 이동기, 강상우 작가를 초청한다.
작년 조각에 이어 회화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리얼리즘과 추상이라는 큰 흐름 사이에서 미술사를 자유롭게 참조하고, 진지한 실험과 위트있는 태도로 대중매체에서 발생한 조형과 무의식 그리고 사회적 현상을 탐구해 온 한국적 팝을 다시 정의해 볼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대 미술의 화두 중 하나일 대중매체 이미지 실험을 초기부터 지속해 온 이동기 작가와 그 실험의 반대쪽을 비추는 강상우 작가의 작품을 되짚어 보고, 두 작가의 신작을 통해 경계의 확장과 돌파를 시도하고자 한다.
23.11.23. – 24.03.31. 2023 타이틀 매치《이동기 vs. 강상우》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이를 위해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타이틀 매치’를 전개하고, 한국적 팝아트의 서로 다른 면모를 그려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두 작가가 다루어 온 이미지나 소재에 집중하기보다 각자의 세계를 떠받치는 매체적 논리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두 작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요약하면, 이들은 사회적 무의식과 시각성에 대한 관심, 선형적 발전 논리에 대한 회의, 기이한(uncanny) 조형에 대한 감각적 촉수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선명한 차이도 존재한다.
이동기, 샘, 2008 , 린넨에 아크릴릭, 200×130cm, 개인 소장
강상우, 그의 살과 뼈, 2023, 스티로폼에 에폭시, 아크릴릭, 에나멜 페인트, 332.5×302×80cm, 서울시립미술관 제작지원
이동기 작가의 작업은 텔레토비 꽃동산을 연상시키는 아주 매끈한 수공의 캔버스 표면을 보여준다. 이동기 작가는 캔버스 표면 뒤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며, 단번에 작품의 의미나 작가의 의도, 존재를 포착할 수 없도록 작업한다.
이에 비해 강상우 작가의 작품은 마치 딩동댕 유치원의 거친 세트나 신데렐라의 호박 마차를 연상시킨다. 강상우 작가는 화려한 앞면과는 다른 세트 뒷면을 자꾸 노출시키고, 작가 머릿속 이미지 기억 창고에서 생생했던 이미지를 건져 올리자 눈 앞에서 풍화되어버렸음을 보여준다.
23.11.23. – 24.03.31. 2023 타이틀 매치《이동기 vs. 강상우》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또한 이번 전시가 사회에 대한 관심과 대중 매체의 조형 감각, 이미지의 중첩을 통해 발전 중심적 사고를 지연시키는 두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재발견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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