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GALLERY
Sternenstaub : Stardust
Super Future Kid
슈퍼 퓨처 키드
Gana Art Nineone
가나아트는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슈퍼 퓨처 키드(Super Future Kid, b. 1981-)의 개인전 《Sternenstaub : Stardust》를 개최한다.
베를린 장벽 붕괴 이전의 동독에서 태어난 슈퍼 퓨처 키드는 통일 이후 서독에서 유입된 비디오 게임, 음악, 초기 인터넷, 장난감과 같은 대중문화의 산물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을 선보이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일례로 2022년 민디 솔로몬 갤러리(Mindy Solomon Gallery,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슈퍼 퓨처 키드와 이베트 마요르가(Yvette Mayorga, b.1991-)의 2인전 《A Walk in the Park》는 아트시(Artsy)의 “마이애미 아트 위크에서 주목할 전시”로 선정된 바 있다.
가나아트 나인원, Super Future Kid 개인전 《Sternenstaub : Stardust》(24.03.14.-04.14.)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 외에도 작가는 탕 컨템포러리 갤러리(Tang Contemporary Gallery, 홍콩, 베이징, 서울, 방콕), 오버 더 인플루언스(Over the Influence, 홍콩, 로스앤젤레스, 방콕, 파리), 쾨닉 갤러리(Koenig Galerie, 베를린, 멕시코 시티, 서울)와 같은 전 세계 유수 갤러리의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2023년 가나아트 나인원에서의 그룹전 《Narrative Alters》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바 있으며,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개인전인 본 전시를 통해 신작 회화 7점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나아트 나인원, Super Future Kid 개인전 《Sternenstaub : Stardust》(24.03.14.-04.14.)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청록색과 네온 핑크를 병치하는 과감하고 화려한 색채의 사용, 장난기 가득한 캐릭터와 초현실적인 배경까지.
슈퍼 퓨처 키드의 작업은 20세기 후반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캐릭터를 통해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이에 공상과학 만화를 연상시키는 요소를 더함으로써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 특징이다. 그의 독특한 화풍은 작가의 유년 시절 경험과 긴밀하게 연결 되어있다.
가나아트 나인원, Super Future Kid 개인전 《Sternenstaub : Stardust》(24.03.14.-04.14.)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공산주의 체제하의 동독에서 태어난 작가는 1989년,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목격했다. 생애 첫 8년 동안 장벽 너머의 세계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자라온 작가에게 통일 이후 갑자기 쏟아진 신기술과 형형색색 소비문화의 산물은 현재까지 그의 작업에 중요한 영감으로 작용한다.
대중매체에서 사용되는 현란한 색상과 만화적 유희를 가미한 캐릭터가 눈에 띄는 슈퍼 퓨처 키드의 작품은 미국 팝아트의 거장 케니 샤프(Kenny Scharf, b. 1958-)의 회화를 연상케 하는데, 이들은 유년기로부터 비롯된 아이디어와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한 독특한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순수 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재치 있게 넘나든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가나아트 나인원, Super Future Kid 개인전 《Sternenstaub : Stardust》(24.03.14.-04.14.)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와 같은 특징은 슈퍼 퓨처 키드의 이전 작업에서 분명히 드러나는데, 그는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인물을 콜라주한 뒤, 이를 변형한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는 작품을 주로 제작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장면을 묘사한 연작 <Smells Like Teenage Armpit>(2019)의 경우, 게임과 사탕 같은 어린 시절의 모티프를 차용했으며, 작가의 내면에 여전히 존재하는 어린아이의 자아를 반영했다.
하지만 작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기존 레퍼런스를 사용하여 작품을 구상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작가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시도하고자 했다. 최근 그는 유년의 기억을 시각화 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 간의 관계 및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도구로서 캔버스를 마주하고 있다.
Alpha Centauri, 2024, Acrylics, oil pastels and chalk pastels on canvas, 150 x 120cm, 59 x 47.2 in. ⓒ Courtesy of the artist
Little Twin Star, 2024, Acrylics, oil pastels and chalk pastels on canvas, 150 x 120cm, 59 x 47.2 in. ⓒ Courtesy of the artist
이를테면 작가는 <Moonrise Sisters>(2023) 연작을 통해 평생 서로를 깊이 사랑했던 조부모의 관계를 한 쌍의 쌍둥이 자매의 모습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신작에서 슈퍼 퓨처 키드는 ‘인간’ 그 자체가 가지는 가치 및 의미로 그 범위를 확장한다.
‘슈테른슈타우브(Sternenstaub),’ 독일어로 ‘별먼지(stardust)’를 뜻하는 본 개인전의 제목처럼 작가의 신작은 우주의 기본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별먼지’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생물, 건물, 산, 심지어 별까지 모든 것이 언젠가는 부서지고 무너집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모든 개체는 필연적으로 죽음을 마주하고 결국 우주를 구성하는 별먼지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이번 신작의 근간에 깔린 작가의 생각이다.
가나아트 나인원, Super Future Kid 개인전 《Sternenstaub : Stardust》(24.03.14.-04.14.)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그의 신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금이 가고 부서진 콘크리트의 몸을 가진 인간의 형상이다. 뼈와 살을 가진 인간다운 육체가 아닌 불완전한 콘크리트로 이뤄진 몸을 통해 작가는 인간의 육신이 지닌 취약함과 유한함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이런 불완전한 육체를 가졌음에도, 작가가 그려낸 인간은 침착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활을 쏘고, 산책을 하는 등 삶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우리의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랑, 자연, 웃음, 행운 등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그림 속에 배치해 삶의 여러 요소를 암시하기도 한다.
가나아트 나인원, Super Future Kid 개인전 《Sternenstaub : Stardust》(24.03.14.-04.14.)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가나아트
이러한 요소들은 그가 묘사한 콘크리트 몸을 가진 존재가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보이게 하며, 인간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애정을 반영한다. 이처럼 슈퍼 퓨처 키드는 작업을 통해 필멸의 존재로서의 인간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삶의 가치,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되려 삶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신체의 능력을 증강하고, 수명을 연장하거나 디지털 세상의 삶을 사는 등 인류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세계를 마주하면서 우리는 정체성의 흔들림을 경험한다. 휴먼과 포스트 휴먼, 삶과 죽음, 살과 콘크리트 사이의 구분이 해체되는 현재, 본 전시가 ‘인간다움’에 대해 질문해 보는 유효한 실천임과 동시에 인간으로서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Gana Ar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