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IT PLACE
Art Lover라면 놓쳐선 안될 #뉴욕
널 위한 문화예술
이지현
VENUE
DATE
MAY 31, 2024
CONTRIBUTOR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의 핵심 도시 뉴욕은 어떻게 세계 미술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을까요? 이런 호기심을 품은 채 필자가 처음 뉴욕을 방문한 것은 2021년 12월이었는데요.
한국 못지않은 추위가 찾아온 뉴욕의 겨울, 패딩으로 몸을 감싸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굵직한 아트 스폿을 찾아다녔죠.
그리고 2024년 다시 찾아간 뉴욕에서는 2021년보다 눈에 띄는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부터 자본주의의 심장이자,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도시, 뉴욕을 방문할 분들이라면 이 글을 꼭 끝까지 읽어 주시길!
뉴욕 도심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이왕 가는 뉴욕이라면, 5월!
프리즈 뉴욕 2024 입구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언제 가도 멋진 전시들이 펼쳐지는 뉴욕이지만, 아트 러버라면 5월의 뉴욕은 더욱더 특별한 달인데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세계적인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가 미국 미술시장의 중심, 뉴욕에서 개최되기 때문이죠. 처음 프리즈가 시작된 런던에서는 10월마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이하게 되는 서울은 9월마다, LA에서는 2월마다 열립니다.
프리즈 뉴욕 2024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2024년 12주년을 맞이한 프리즈 뉴욕은 매년 5월, 맨해튼에 위치한 더 쉐드(The Shed)에서 개최되는데요. 2024년은 총 25개국 60여 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답니다. 역시나 미술시장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열리는 프리즈 뉴욕은 매년 전 세계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데요.
이는 보통 같은 이름의 아트페어여도 개최되는 도시마다 다른 느낌을 주곤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갤러리들마다 그 지역에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만한 작품을 선별해서 가져오기 때문이죠. 미국 미술시장의 규모만큼이나 그 기대도 높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프리즈 뉴욕은 여타의 도시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가령 한국에서 참여한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모두 한국 작가의 솔로 부스로 준비해온 것이 인상적이었답니다.
국제갤러리는 양혜규 작가를, 갤러리현대는 이승택 작가를 집중 조명했는데요. 이는 한국 작가에 대한 뉴욕 미술계의 관심과 더불어, 다른 부스와의 차별점을 가지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휘트니 비엔날레 2024 개최중인 휘트니 뮤지엄의 모습. 이미지 제공: 이지현
또한 한국에서는 보통 커다란 컨벤션 센터에서 하나의 층에 넓게 펼쳐지는 구조라면, 뉴욕의 더 쉐드는 3개 층을 사용하며 층층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이는 이 기간에 열리는 또 다른 아트페어인 나다 NADA(New Art Dealers Alliance)도 마찬가지로 구조는 비슷했지만, 신생 갤러리와 신예 작가들을 조명하고 있어 가격대와 선보이는 작품의 결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함께 방문했을 때보다 즐거움이 컸답니다.
나다 NADA(New Art Dealers Alliance)아트페어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뿐만 아니라, 해당 기간에는 휘트니 미술관에서 개최하는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iennial)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5월은 뉴욕의 미술계가 힘을 모아 축제의 장을 함께 만들어가기에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이왕 가는 여행이라면 5월에 뉴욕에 가야 할 이유가 여기 있겠죠?
사실 의미 없는 질문이죠? 아트 러버들은 3개 이상의 미술관을 반드시 갈 테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여행을 함께 온 동반자가 미술관을 좋아하지 않아서 하나만 설득해서 가야 한다면, 고민 끝에 역시나 메트로폴리탄(THE MET)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무려 330만여 점의 작품을 소장 중인 뉴욕 ‘최대’ 미술관이기 때문이죠.
메트로폴리탄 내부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무엇보다 이 방대한 작품들이 17개의 분야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기 때문에 미술사를 흐름별로 살펴보기 매우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빈센트 반 고흐의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을 비롯해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 에드가 드가의 ‘발레 수업’과 같이, 실물 영접을 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작가들의 주요 작품들을 빠짐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기도 합니다.
메트로폴리탄 4F 다이닝룸에서 식사하는 모습. 이미지 제공: 이지현
사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추천하는 강력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레스토랑이기도 한데요. 의외로 많은 이들이 모르는 다소 숨겨진 공간에 위치해 있는데, 가이드에게 물어 4층으로 가보면 다이닝 룸(The Dining Room)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답니다.
원래 다이닝룸은 1991년 오픈했을 때 ‘Members Dining Room’으로 운영되어 미술관 회원과 후원자들에게만 개방했었다고 하는데요. 이후 2017년 여름부터 일반 미술관 입장객들에게도 개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전망과 음식, 서비스까지 모두 완벽한 이곳은 경사진 유리창으로 채광이 비치고 센트럴파크 뷰가 펼쳐집니다. 혹시 만약 근사한 한 끼를 하고 싶다면 예약을 해봐도 좋겠죠?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외관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이외에도 뉴욕에는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프릭 컬렉션(The Frick Collection), 뉴욕 근교 미술관 중에는 디아 비콘(Dia:Beacon)이 있습니다. 현재 프릭 컬렉션은 잠시 휴관 중이며, 디아 비콘은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로서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지게 된 공간이기도 하죠.
특히 디아 비콘을 가는 기차를 타는 그 순간부터 매우 특별한 경험인데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 뉴욕행에서는 반드시 가야 할 공간으로 체크하고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 뉴욕의 삼청동은 어디?!
뉴욕 도심 설치미술 작품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갤러리 호핑(Gallery-Hopping) 지역! 나라와 지역을 막론하고 갤러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 만들어집니다. 한국에서는 삼청동을 비롯해 한남동, 청담동이 대표적이죠. 그렇다면 뉴욕에서는 어딜까요? 첼시가 바로 그 지역인데요.
보통 컬렉터들은 겸사겸사 여러 전시를 보며 다양한 작품을 한 번에 접하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한 갤러리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옆 갤러리에 방문하게 되면서 오는 관객 개발의 효과도 꽤나 큰데요. 예술은 워낙 취향 기반의 소비가 이뤄지는 곳이고, 때문에 서로의 고객들이 교환되면서 자연스레 시장의 파이가 커지기도 하니, 함께 하는 시너지가 더 크겠죠?
첼시 갤러리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주요 갤러리들이 모여있는 지역인 첼시는 뉴욕 맨해튼 남서쪽에 위치한 동네로, 300여 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어 컨템퍼러리 아트의 흐름을 알 수 있는데요. 대형 갤러리인 페이스 갤러리, 글래드스톤, 데이비드 즈워너를 비롯해 최근에 리만머핀까지 들어섰답니다.
보통 일, 월요일에는 문을 닫고, 화-토요일에 주로 운영을 하는데, 독특하게도 첼시 지역의 갤러리들은 목요일에 전시 오프닝을 하는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목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주말이 시작되는 느낌이라 많은 컬렉터들과 미술계 관계자가 모인다고 하네요.
타냐 보낙다 갤러리(Tanya Bonakdar Gallery), 김수자 작가 개인전《메타 페인팅》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필자가 방문했던 5월 시점에서도 목요일에 맞춰 많은 갤러리들이 오프닝을 진행했는데, 덕분에 마치 갤러리를 호핑 하듯 여러 갤러리의 오프닝을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답니다.
필자가 방문했을 당시,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타냐 보낙다 갤러리(Tanya Bonakdar Gallery)에서 전시 중인 한국의 김수자 작가 개인전 《KIMSOOJA: META-PAINTING(24.04.12.-06.14.)》이었는데요.
198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개념 예술을 펼쳐온 김수자는 퍼포먼스, 영화, 사진, 조각 및 설치미술을 통해 자신의 고향에 대한 문화적 전통을 통해 회화의 개념을 구축해왔습니다.
타냐 보낙다 갤러리(Tanya Bonakdar Gallery), 김수자 작가 개인전《메타 페인팅》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이번에 열린 전시는 김수자 작가가 20년 만에 뉴욕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다양한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작품은 바닥이 거울인 곳에 관객이 직접 올라가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신기한 경험도 해볼 수 있었기에 더욱 깊은 인상이 남은 전시가 아닐까 합니다.
타냐 보낙다 갤러리(Tanya Bonakdar Gallery), 김수자 작가 개인전《메타 페인팅》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이지현
이외에도 첼시 지역은 시즌을 막론하고 계속해서 좋은 전시가 펼쳐지고 있답니다. 혹시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싶다면, 어느 지역이든 실시간으로 가장 정확한 정보가 업데이트되는 사이트인 <ARTFORUM> 을 이용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필자도 자주 이용하고 있으니 뉴욕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아트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해 보시길!
필자 이지현은 학부에서는 경영학과, 회화과를 전공하고 이후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공부했다. 효율성의 논리와 정량적인 방식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예술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예술옹호론자’로 활동 중이다. 또한 현재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스타트업에서 공동대표로 재직하며 예술의 가능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있다.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