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OLUMN · REVIEW
젊은 그들: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Guggenheim Museum
Group Exhibiton
하종현 외 28인
VENUE
ARTIST
하종현 외 28인
DATE
SEP 01, 2023 - JAN 07, 2024
CONTRIBUTOR
ARTiPIO Editorial
단색화로 세계 미술계에 뜨거운 주목을 받은 K-Art 열풍!
뉴욕을 대표하는 미술관인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한국 작가들의 그룹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이전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선보인 바 있는데요.
2000년 백남준 회고전 <The World of Nam June Paik, 2.11-4.26>, 2011년 이우환 회고전 <Lee Ufan: Making Infinity, 6.24-9.2>이 개최된 바 있습니다. 이어 12년 만에 개최되는 한국 특별전은 그룹전으로 기획되어 이처럼 한국 작가들이 대거 소개되는 경우는 처음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은데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현지 전시장 및 개막 행사 모습,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MMCA)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를 찾는 움직임으로서 이어진 이번 <한국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구겐하임 미술관이 공동 주최로 2018년부터 기획되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2년 예정했던 전시 일정이 무기한 미뤄지고, 드디어 2023년에 선보이게 되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at the Guggenheim, 출처: Guggenheim Museum Youtube
한국 실험미술 특별전으로 구성되어 1960-70년대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작가군을 소개하는 이번 기획전은 하종현, 정강자, 김구림,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성능경, 강국진, 김영진, 최병소 등 총 29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회화뿐 아니라 조각, 도자기, 사진, 비디오, 설치 작품 등 총 99점의 작품과 31점의 아카이브 자료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당 전시는 서울 MMCA(2023.05.26~2023.07.16)에서 전시를 시작으로, NY 구겐하임 미술관(2023.09.01~2024.01.07), LA 해머 미술관(2024.02.11~05.12)에서 순회전으로 총 9개월간 열릴 예정입니다.
MMCA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실험미술-1960-70》, 2023.05.26-07.16, 전시 전경,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실험미술’ 이름에 걸맞게 유독 다양한 매체로 이루어진 전시가 흥미를 이끄는데요. 당시 1960-70년대는 한국전쟁 이후 성년이 된 작가들이 급속히 전개되는 도시화, 근대화의 성장 속에서 도발적이면서도 참신한 시도를 일삼은 실험미술의 특징이 주를 이룹니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 민권운동, 반문화 운동, 페미니즘 등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었으며, 한국 또한 전쟁 후 분단으로 인한 이념 대립, 독재 정권의 대두, 경제개발 계획으로 인한 총체적 난국을 겪었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전 세계적으로 사회정치적 억압이 충돌하면서 신구세대의 전환기에 들어선 시대 분위기는 ‘실험미술’의 등장 배경이 됩니다. 한국 또한 민주화의 강렬한 열망이 들끓던 4월 혁명 세대(4.19 혁명: 민주주의 시민 혁명)인 청년 작가들은 해외 미술을 수용하며, 반-미학과 탈매체를 주창하고 한국적인 아방가르드 시대를 엽니다.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한강변의 타살〉, 1968, 1968년 10월 17일 제2한강교(현재의 양화대교) 아래 강변에서 열린 퍼포먼스의 기록. 사진 제공: 황양자
이렇듯 역동적인 사회 현상을 반영한 새로운 흐름은 《청년작가연립전(1967)》에서 촉발되고 확산되기 시작해, 1970년대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에서 본격화됩니다. 이후 《대구현대미술제》, ‘제 4집단*’ 등을 무대로 한국의 전위미술운동으로서 발전하게 됩니다.
이들은 집단성을 보이며 김구림,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등의 실험미술가가 대거 등장합니다. 이들은 기존의 회화와 조각에서 벗어나 ‘다매체 예술’을 시도하며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한국미술의 새로운 획을 그은 것이죠.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 1969년 9월 설립된 전위미술인 아방가르드를 표방한 미술단체로서, 화가, 조각가, 평론가 12인으로 구성된 한국아방가르드협회라는 발행의 주체를 명기한 『AG』를 발간하였다. ⓒ 네이버 지식백과
*제 4 집단 : 인간 해방과 한국 문화의 독립을 외치며 기성 체제에 대한 저항을 ‘해프닝’이라는 표현 방식을 통해 선보인 청년 예술가 단체이다. 1960년대 말 미술과 대중문화의 영역을 오가면서 진행된 실험적 경향의 미술은 마감되었다. ⓒ 한국미술 다국어 용어사전
Installation view,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September 1, 2023-January 7, 2024. Photo: Ariel Ione Williams ⓒ 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
실험미술은 1980년대 이후 단색화와 민중미술로 갈려진 미술계에서 잊혀졌다가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 실험미술’을 해외에 제대로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해외 언론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요.
뉴욕타임스에서는 “한국의 실험미술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1960-70년대 격동 속에서 번성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실험미술을 뉴욕에서 개최하는데 유의미했다.”라고 언급하며, 참여 작가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도 오큘라, 아트뉴스페이퍼, 아트뉴스, 아트리뷰, 가디언 등 다수의 주요 해외 언론 매체에서 이번 전시를 집중 조명했기에, 뉴욕 다음 이어질 LA 해머 미술관의 전시에 대한 관심도 기대됩니다.
MMCA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실험미술-1960-70》, 2023.05.26-07.16, 전시 전경,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특히 총 9개월간 진행되는 전시에서는 전시 기간 중 다양한 퍼포먼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이건용의 ‘달팽이 걸음'(10.13-14), 성능경의 ‘신문 읽기'(11.17-18), 김구림의 ‘생성에서 소멸로'(12.1-2) 퍼포먼스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기에, 혹시 직접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보다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부터 미국 뉴욕과 LA를 순회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실험미술에 대한 역사를 널리 알리면서 또 한 번 한국미술의 저력을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전시 안내
전시 제목 :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전시 장소 : 1071 Fifth Avenue, New York, NY 10128 (between 88th and 89th Streets) Solomon R. Guggenheim Museum
전시 기간 : 2023년 9월 1일(금) – 2024년 1월 7일(일)
관람 안내 : (일-금) am 11:00 – pm 6:00 / (토) am 11:00 – pm 8:00
ⓒARTiPIO Edito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