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OUR · GALLERY
Emotional Device
Wu Jiaru
우쟈루
P21
P21은 10월 21일부터 11월 25일까지 우쟈루의 한국 첫 개인전 Emotional Device을 선보인다. 우쟈루는 인간의 주관과 합리성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통찰력 있는 탐구를 제공하면서 주관적 감각에 대한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오토마티즘(자동기술법) 회화에 기반한 신작들로, 캔버스 위에 그려진 팽팽한 리듬감으로 정서적 해방을 불러일으킨다.
Wu Jiaru, indefinite aspect ii, 2023, oil on wood, 40x30x 3.5cm
우쟈루는 어린 시절, 중국 본토에서 체계적인 소련식 미술 교육을 받았다. 이 방식은 획일성과 합리성이 강조되었는데, 사물의 형태와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감정의 표현이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엄격하고 획일화된 기준을 강요했다. 훗날 어린 시절의 교육 방식을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는 작가의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인간의 주관적인 감각과 합리적 기술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게 된다.
작가는 작업에서 주로 자동기술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과거 익숙해져 있던 소련식 미술교육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서 명상에 가까운 상태로 창작하기 위해 채택한 방법이다. 따라서 과거의 훈련 시스템에 따른 한계와 그 경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통해 작가에게도 새로운 차원으로서의 창의성을 열어준다.
Wu Jiaru, docile body xl i, 2023, oil and charcoal on canvas, 198x147x5cm
작가는 오토매틱 드로잉(automatic drawing)의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기술이 예술가에게 미치는 역사적 상관관계를 적극적으로 되짚어 보고자 한다. 특히 오토매틱 드로잉(automatic drawing)을 통해 탈학습(unlearning)을 시도하는데, 탈학습(unlearning)의 과정은 단순히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차용한 것만은 아니다.
21세기의 산물인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예술가는 예술성의 주체였고, 천재적이고 타고난 재능의 산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컴퓨터가 등장하게 되면서 예술가들은 이제 대리인으로서의 인공지능과의 예술의 주체에 대해 고민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즉, 인간과 기계 사이의 얽힘은 창작 과정에서 반복되는 문제로 대두되면서, 작가는 오토매틱 드로잉(automatic drawing)을 설치 및 영상 작품에 접목해 창작 주체로서의 인간과 대리인으로서의 인공지능의 얽힘을 탐구하고자 한다.
23.10.21 – 11.25, Wu Jiaru 《Emotional Device》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P21
Emotional Device는 P1과 P2 두 개의 공간에서 각자 주제를 달리해 구성되어 있다. P1은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오토매틱 드로잉(automatic drawing)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오토매틱 드로잉(automatic drawing)을 탈학습(unlearning)의 재현으로 사용하여, 자신의 몸과 생각이 모두 오토마티즘(자동기술법)의 상태로 진입하기 위한 시도로 행하며, 반복적인 행동과 자발적인 드로잉은 곧 그의 일상에 관여함을 보여준다.
P1에 위치한 오토매틱 드로잉(automatic drawing) 시리즈의 작품들은 전체적인 구조나 결과를 계획하지 않은 채로 작가가 온전히 명상에 가까운 상태로 창작한 것이다. 이를 통해 부드러운 색감이면서도 팽팽한 리듬감을 지닌 여유로운 시각 구조가 도출되어 정서적 해방감을 물씬 풍긴다.
23.10.21 – 11.25, Wu Jiaru 《Emotional Device》 전시전경, 이미지 제공 : P21
P2 공간의 작품 시리즈는 오토매틱 드로잉(automatic drawing)을 2차원에서 3차원 세계로 확장한 것으로, 사물과 리듬감 있게 움직이는 이미지들의 연속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작업에서 파괴 개념과 관련된 대상들, 즉 시위에서 나온 산산조각 난 유리, 검게 그을린 철 액자, 금지된 면화, 손상된 우산, 미스 홍콩의 위조 왕관 등을 선택한다.
경제적 팽창과 사회적 변혁이 가져온 형상과 개인의 자유 추구로 인한 낙관과 욕망이 넘쳐나는 영역 사이를 이미지로 전환하면서 회화 공간 안에서 시적 풍경을 재구성한다. 또한 우리 시대의 기술에 대한 통제의 한 형태로 채택한다. 따라서 작가는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관점을 작품에 재구성하여 점차 과거의 창조적 경험의 연대를 느슨하게 하고자 한다.
ⓒ P21 제공